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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기사의 눈물', "아파서 형님 도움 받겠다 했더니 해고통보를…"
'택배 기사의 눈물', "아파서 형님 도움 받겠다 했더니 해고통보를…"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02.07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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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6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한겨울 택배노동자 집단해고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에 고용승계를 요구했다.(사진=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사람이 일하다보면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몸이 아파 아는 형님의 도움을 받아 일하겠다고 했더니 단톡방에서 해고통지를 받았습니다. 그 형님이 노조간부였기 때문이랍니다.”

경기도 수원에서 택배기사로 일 하고 있는 박수형(가명·42)씨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CJ대한통운 하청 택배 대리점으로부터 해고 통보(계약해지)를 받았다. 계약기간이 올해 9월까지였지만 이달 12일에는 더 이상 일 할 수가 없는 처지가 됐다.

7일 아시아타임즈가 박수형씨로부터 받은 단체카톡방 해고통지 내용을 보면 수원의 한 대리점은 박씨에게 “박수형님 계약해지 통보입니다. 기간은 최대 3개월입니다. 매일, 오늘도 몸이 아프다하여 교체하기로 공지합니다”라고 통보했다.

계약해지를 통보한 대리점 소장은 "몸이 안 좋으면 용차(대타)를 쓰던지 아니면 일을 그만두고 같이 하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지난번에도 몸이 아프다고 했는데 택배를 계속할 수 있는지 여부를 대답해달라. 사람을 구해야 할지 묻는거다”며 박씨를 압박했다고 한다.

하루 평균 300개의 택배를 배달하는 박씨가 대신 사람을 쓸 경우 번 돈의 두 배를 더 줘야하기 때문에 용차를 쓸 수 없었다. 결국 박씨는 소장에게 “몸이 안 좋아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 사람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리점 소장은 1시간 30분만에 대리점 단톡방에 박씨의 계약해지 통보를 날렸다.

지난해 11월 13일 CJ대한통운 하청 대리점의 단체카톡방의 계약해지 통보문 (사진제공=박수형(가명)택배노동자)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쉴 시간도 없이 일하는 박씨는 "소장의 통보에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더군다나 한 가정의 가장이자 5살 딸아이를 가진 아빠로서 가정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계약해지 통보는 날벼락에 가까웠다.

박 씨는 “다른 택배기사는 몸이 좋지 않을 경우, 가족이나 지인을 불러다가 같이 일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 “몸이 아파서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겠다는데 계약해지 통보를 날리는 경우가 어디있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차후 소장에게 듣기로는 ‘누나가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수원지회 회장이라서 계약해지를 했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누나가 노조 수원지회 회장인 것과 계약해지와 어떤 상관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건 소장의 갑질에 불과하다”고 분개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해당 대리점 소장은 계약해지 이유를 "노조간부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박씨 누나의 해고로 택배연대의 집회가 있었다. 당시 박씨와 함께 일하겠다는 사람이 바로 노조 간부였다. 그 사람이 대리점으로 들어오려다가 직원들과의 몸싸움이 났고 이 때문에 한 동안 작업레일이 돌아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사람이 들어와 하차물류가 중단됐는데 어떻게 계약해지를 하지 않을 수가 있었겠냐”며 계약해지 사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몸싸움이 있었다는 사실은 맞지만 아는 형님 때문에 작업레일이 중단된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작업레일 중단은 하루에 두 세 번씩 중단되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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