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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콘돔
올림픽 콘돔
  • 이정선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 승인 2018.02.10 10:24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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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3일 앞둔 6일 오후 강릉 올림픽빌리지에서 미디어 투어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레지던트센터에 비치된 콘돔.
영국은 10살도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 탄광 일을 시켰다. 아이들은 좁은 막장 속으로 기어 들어가서 석탄을 캐고 ‘운반차’를 밀었다. 아이들은 몸이 큰 어른들이 미칠 수 없는 곳에서도 일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영국 석탄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 대신 아이들은 골병이 좀 들었을 것이었다.

‘생산성’을 높인 영국은 산업혁명을 가장 먼저 이룩할 수 있었다. ‘대영제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영국의 산업을 따라잡을 나라는 어디에도 없었다.

자신만만해진 영국은 전 세계에 ‘자유무역’을 요구했다. 자유무역은 영국에게 떼돈을 안겨줬다. 영국은 주머니가 두둑해지자 ‘곡물법’을 폐지해버렸다. 식량 따위는 돈을 주고 외국에서 사다가 먹어도 충분할 것 같았다. 전 세계에 만들어 놓은 식민지에서 농산물과 축산물이 남아돌 만큼 생산되기 때문에 식량 확보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었다.

‘곡물법’을 폐지하니까 밀가루 가격이 낮아졌다. 빵값도 뚝 떨어졌다. 영국 사람들은 값싼 빵을 먹고 고기도 넉넉하게 즐겼다. 푸짐한 식생활 덕분에 체위가 ‘껑충’ 좋아졌다.

하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문제가 생겼다. 가난했던 아이들이 제대로 먹으면서 피둥피둥해지더니 ‘에너지’가 넘치게 된 것이다. 엉뚱한 생각을 일삼고, 밤에 잠자리에 들면 ‘야릇한 손장난’까지 하고 있었다.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시로서는 그렇게 여겨졌다.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다스리지 못하면 ‘대영제국’의 미래가 걱정스러워질 노릇이었다.

영국은 궁여지책으로 아이들이 잠을 잘 때 반드시 두 손을 이불 위에 올려놓고 자도록 지도했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의 손을 노끈으로 꽁꽁 묶어 달아매기도 했다. ‘손장난’을 하다가 적발되면 처벌하기도 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본능’을 통제할 수는 없었다. 보다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궁리 끝에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이들을 녹초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학교 기숙사에서는 취침시간 전에 아이들에게 뜀박질을 시켰다. 몇 바퀴씩 운동장에서 ‘뺑뺑이’를 돌리면 아이들은 침대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공도 차도록 했다. 아이들은 축구를 한바탕 하고 나면 피곤해서 잠이 곧 들었다. 스포츠를 장려해서 아이들에게 ‘엉뚱한 생각’을 할 틈이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영국은 이렇게 스포츠 붐을 일으켰다. ‘선진국’인 영국의 스포츠 붐은 이웃나라로 퍼지게 되었다. 각국에서 스포츠 붐이 일었다. 그 스포츠 붐은 마침내 올림픽 ‘부활’로 이어졌다.

그랬으니, 먼 원인을 따져보면 올림픽은 ‘넘치는 젊은 에너지’를 억제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럴 법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정작 올림픽 ‘현장’에서는 그 ‘에너지의 절제’가 잘 되지 않고 있는 듯싶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자그마치 11만 개의 콘돔을 선수촌과 경기장 시설 곳곳에 비치했다는 소식이 그렇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의 10만 개보다도 많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릉, 평창 두 곳의 선수촌에 각각 4만 개, 메인프레스센터와 미디어 빌리지에 1만2000개, 경기장 의무실 등에 1만8000개였다. 그 콘돔을 ‘기념품용’으로 챙겨가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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