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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쓰다듬고 싶은 순간
[정균화 칼럼] 쓰다듬고 싶은 순간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8.02.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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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우리는 어쩌면 매번 돌아오는 계절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지도 몰라” 하루가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는데 최근의 나는, 무엇이 그토록 힘들었던 걸까. … 일상이 흔들리고서야 깨달았다. 살갗에 닿는 귀한 것들을 느끼지 못했다. 아니, 너무 작아 시시하다고 여겼을지 모른다. 정작 이 소소한 것들이 내 삶을 채우는 것들인데.. 행복이 멀리에 있는 목표가 아니라 순간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우리는 좀 더 자주 행복이란 말을 꺼낼 수 있고, 소소한 기쁨을 더 많이 마주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행복하다. 

조금은 서투르지만 천천히 어른이 되어가는 나와 당신의 이야기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著者민미레터 빌리버튼]에서 순간을 영원으로 담는 수채화 작가가 전하는 스쳐 지나간 것들이 남긴 시작이다. 저자는 뜨거운 여름이 끝나갈 무렵, 왠지 나의 여름도 끝난 것 같은 느낌에 곧 사라질 것 같은 소중한 순간들을 마음속에 담아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정감을 얻은 대신 삶의 생동감을 잃어버린 느낌에, 한여름 동안 내내 힘들어했다. 지금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지난날들이, 그때의 자신의 모습이 그리웠다. 힘들었지만 그 누구보다 열정이 가득했던 가장 빛났던 청춘의 그날을 생각하면서, 사라져버린 그래서 더 애틋한 그리운 순간들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어느 날은 희미한 미소를, 어느 날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지나온 시절을 기록하다 보니, 아무 색깔도, 향기도 없이 단조로운 일상은 무의미해 보이지만, 지나고 나면 지금 이 시간들이 ‘쓰다듬고 싶은 순간’이었음을 깨달았다. 괴로웠던 그날의 기억이, 행복했던 시간을 들추어보면서, 나를 돌볼 줄 아는 힘이 생겼고, 좋은 때가 바로 지금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흔들리는 일이 꼭 불안해 보이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살아 있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한껏 떨리는 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알 수 없을 때는 쥐고 있는 손을 느슨하게 풀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둘 중에 분명히 손에서 먼저 스르르, 빠져나가는 것이 있을 테니까. …바람을 후, 불었을 때 가벼운 것이 먼저 날아가고 무거운 것은 그 자리에 있듯이, 남아 있는 것이 내게 중요한 것이 된다. 많은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고 조금씩 강해진 저자는 곱씹다보면 천천히 단물이 나오는 위로를 전하기 위해, 자신의 약한 마음을 먼저 꺼내놓기로 했다.

자신도 그러했듯 독자들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스스로 걸어 나올 수 있기를, 괜찮지 않은 걸 괜찮다고 생각하며 급히 넘기지 말기를 바라며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의 이야기는 곧 그리운 순간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우리의 이야기다.‘내가 정한 나’에 갇히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날이 흐려서 좋았어. 그리고 이번 주에는 소설을 읽어야지. 수채화 대신 아크릴화도 그려 보자. 내게서 사라진 것들이 없어져버린 게 아니라 어딘가에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그러면 앞으로도 잃어가는 것들이 다만 내 시야를 벗어난 것뿐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여전히 어딘가에서 반짝거리며 숨 쉬고 있다고. 그런 생각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행복이 멀리에 있는 목표가 아니라 순간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우리는 좀 더 자주 행복이란 말을 꺼낼 수 있고, 소소한 기쁨을 더 많이 마주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행복하다. 저자는 순간을 영원으로 담아내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캘리그라피와 글을 쓴다. 마음은 서두르고, 말은 서툴러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림으로는 빛을, 글에는 그림자를 담는다. 자기 위로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가닿아 손을 잡아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변화는 인간의 정신에 막대한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 두려워하는 자는 상황이 악화될까봐 걱정하므로 위협적으로 느낀다. 희망에 찬자는 상황이 나아질 것을 기대하므로 용기를 낸다. 자신 있는 사람에게 도전이란 더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기에 분발의 계기가 된다.” <킹 휘트니 주니어>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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