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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의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들
[사설]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의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2.1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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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내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초청하면서 남북관계가 새로운 분수령을 맞이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특사자격으로 청와대를 예방한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담은 친서(親書)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방북 초청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우리정부로서는 내심 일정 부분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의 부정적 시각도 감지되고 있어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지 섣부른 전망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토록 정상회담까지 제의하면서 적극적인 남북대화 국면을 강조하고 나선 속셈이 무엇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재와 봉쇄완화를 겨냥한 ‘핵 무력 완성 시간벌기’라는 분석이다. 더불어 한미군사동맹의 균열을 노리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반증하듯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 평창올림픽 성공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덕담은 오갔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이슈인 비핵화에 대한 말은 단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문재인 정부를 붙들고 미국공세의 방패로 삼으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런 불편한 시각은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행보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그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평창 동계올림픽 리셉션에 단 5분만 얼굴을 내비치면서 사실상 불참했다. 이날 헤드 테이블에는 문 대통령 부부 내외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아베 신조 일본총리, 한정 중국공산당 상무위원 등 한반도 주변국이 함께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국제 공식행사의 관례를 무시한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김 상임위원장을 회피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는 북한과의 대화는 없다는 간접적인 표현의 하나로 여겨진다.


미국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문대통령 평양초청이 지금의 긴장상황을 바꿀 수 없으며 북핵 문제 해결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여긴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핵 포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핵을 지키려는 전술이며 우리정부를 그 목적에 이용하고 있다고 본다. 결국 지금 당면한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위장 평화공세라는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 역시 문 대통령에게 올림픽 이후 한미군사훈련 연기를 말라고 간섭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시각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북이 비핵화에 동의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아무리 ‘평화’를 외쳐도 잠시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북한의 평양초청에 대해 즉각적인 수락의 뜻을 밝히지 않고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남북정상회담에 관해서는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되 그 전제조건으로 북미 간 조기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발언은 문 대통령이 방북을 위해 갖춰져야 할 최소한의 ‘여건’을 북측에 일부 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결국 북한이 남북, 북미대화에 나서기 위해서는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뜻으로 읽혀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선택은 일단 현명해 보인다.

북한이 어떤 속셈을 갖고 문 대통령 평양 초청을 제의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남과 북, 미국이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평창올림픽 이후 제재와 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것을 우리정부를 방패삼아 저지하려고 한다. 우리정부로서는 북한이 그런 속셈을 갖고 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대화국면을 이어간다면 북한의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런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 없다는 판단 아래 북의 위장평화공세에 놀아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 선언과 남북, 북미대화는 톱니바퀴처럼 물려있기에 어느 한 쪽만 추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향후 대화국면 지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정부가 현실과 이상 사이 어떠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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