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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 근로의 그늘] 하루 14시간 근무 택배기사 "저녁 있는 삶 살고 싶다"
[52시간 근로의 그늘] 하루 14시간 근무 택배기사 "저녁 있는 삶 살고 싶다"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03.06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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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서울 동작구에서 한 택배기사가 토요일 늦은 오후까지 택배 배송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당연히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죠. 일찍 일이 끝나서 아이들과 함께 저녁도 먹고 놀아주고 싶습니다.” 하루 평균 12시간에서 14시간 일하고 있다는 택배기사 김정태(가명·38)씨의 작은 소망이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을 내용으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법정 근로시간 적용의 예외를 받은 특례 업종에 운송업이 제외되지 못하면서 김 씨의 이런 소망은 이번에도 이룰 수 없게 됐다.

이를 두고 일부 택배기사들은 노동자도 아닌, 그렇다고 개인사업자로 치부하기 힘든 애매한 현실에 불만과 푸념을 쏟아 내고 있다.

5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전국 택배기사는 약 5만여명으로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74시간에 달한다. 이는 현행 법정 주당 근로시간 40시간보다 34시간 많은 수준이고, 지난 28일에 국회 문턱을 넘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 52시간 보다 22시간 더 많다.

김 씨는 “솔직히 우리 택배기사들은 시간당 수당이 아닌 수수료 체계에서 돈을 벌고 있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있어 이번 법 개정은 다른 나라 얘기처럼 들렸지만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이기 해 살짝 기대를 했지만 혹시나가 역시나 였다”고 하소연했다.

택배기사로 일 한지 5년 됐다는 김씨는 "매번 11시쯤에 퇴근해 아내,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이번 법 개정처럼 택배기사들에게도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법이 나와 저녁에 아이들과 함께 밥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지난 2014년부터 CJ대한통운에서 일했다는 택배기사 이현수(가명)씨는 아시아타임즈와 통화에서 장시간 노동에 대한 호소였다. 그는 오전 7시에 출근하기 위해 6시에는 집에서 나서야하고 퇴근은 밤 10시 이후에나 할 수 있는 전형적인 장시간 노동자다.

이 씨가 기자에게 던진 첫 마디는 “장시간 노동이 너무 힘들다”였다. 하루 평균 15시간 정도 일하는 그는 “근로기준법에 적용된 노동자들과 동일시 되면 좋겠다”며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최소한 아이들과 밥 먹고 놀아줄 시간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바뀐 것과 무관하게 회사가 시설투자만 제대로해도 근무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씨는 “예전에는 근무시간이 이렇게까지 늦게 끝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간선차량이 지연돼 오후 2시에나 배송출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배송시간이 더욱 늦어져 퇴근은 밤 11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시설투자만 제대로 해준다면 배송시간을 앞당겨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하다”며 “회사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물류 터미널을 외곽 지역으로 옮기는 바람에 예전보다 근무하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서울 용산의 물류 터미널이 외곽지역으로, 동작구에 위치하던 물류터미널이 광명으로, 동대문에 위치한 터미널이 남양주시로 이전했다는 것이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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