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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 근로의 그늘] 하루 16시간 운전하는 택시기사들 ‘사납금의 족쇄'
[52시간 근로의 그늘] 하루 16시간 운전하는 택시기사들 ‘사납금의 족쇄'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03.07 0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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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같은 운송업을 하고 있는 버스기사들은 이번에 무제한 근무가 가능한 특례업종에서 제외되고 우리 택시기사는 왜 안 빼줍니까? 버스기사만 안전이 중요하고 우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까? 우리도 운전해서 먹고살고 버스기사보다 더 오래 운전합니다.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하루 최대 16시간까지 일한단 말입니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근로시간 52시간을 단축으로 한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특례업종에서 운송업이 제외되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한 한 택시기사의 성토다.

택시기사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업종 중 하나다. 그 동안 택시업계는 특례업종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번에도 국회는 그들의 성토를 받아드리지 않았다.

6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기사의 근무시간은 근무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1일 2교대는 최소 10시간, 격일제는 13시간 이상에서 최대 16시간이다. 이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12시간이다. 주 평균 72시간 일하는 셈인데 이는 이번에 개정된 근로시간 52시간보다도 20시간 많다.

◇택시기사의 비애 “20만원에 달하는 사납금 때문에 장시간 운전 할 수밖에 없어”

택시기사들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밤 기자가 만난 법인 택시기사 정선택(가명·56)씨는 장시간 근무에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정 씨는 “하루 12시간에서 최대 16시간까지 일한다”며 “나도 좀 쉬면서 일하고 싶은데 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20만원에 달하는 사납금을 채우려면 하루 10시간으로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 직업상 손님을 안전하게 태우고 목적지까지 가는 것인데 오랜 시간동안 운전하다보면 피로가 누적돼 사고 날 위험성이 크다”며 “우리도 버스기사와 같이 특례업종에서 제외 돼 안전하게 운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 민주택시노동조합은 노동시간 특례제도 자체가 노동자를 차별하는 제도다며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한 민주택시노조 사무처장은 “장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특례업종 자체가 폐지돼야 한다”며 “어떤 업종은 제외되고 어떤 업종은 무제한 근무를 해야한다는 것은 차별이고 말도 안된다. 특례업종을 지정하는 근거도 분명치 않을뿐더러 이 제도는 1961년도에 만들어져 이 때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처장은 “택시기사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납금을 충당하려면 어쩔 수 없이 더 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사고도 많이 난다”며 “연간 150여명이 택시 사고로 죽는다. 버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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