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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언론의 勇氣
[정균화 칼럼] 언론의 勇氣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8.03.12 08:38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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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1분 1초의 사활을 건 특종경쟁 속, 세상을 뒤흔든 위대한 보도가 시작된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한다. 우리가 권력을 견제해야 해요.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어요. 우리가 보도하지 않으면, 우리가 지고, 국민이 지는 겁니다.”

1971년, ‘뉴욕타임즈’의 ‘펜타곤 페이퍼’ 특종 보도로 美전역이 발칵 뒤집힌다.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네 명의 대통령이 30년간 감춰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이 알려지자 정부는 관련 보도를 금지시키고, 경쟁지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장 ‘벤’은 베트남 전쟁의 진실이 담긴 정부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 입수에 사활을 걸었다. 결국 4천 장에 달하는 정부기밀문서를 손에 쥔 ‘벤’은 美정부가 개입하여 베트남 전쟁을 조작한 사건을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초의 여성 발행인‘캐서린’회장은 회사와 자신, 모든 것을 걸고 세상을 바꿀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뉴욕 타임즈'의 이름과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워싱턴 포스트'의 이름은 당시엔 중소기업 규모였던 지역신문으로 기억될 뿐이었다. 언론을 뜻하는 프레스(Press)라는 단어 자체가 인쇄를 찍어내던 그 시기에 나온 단어인 동시에 어떤 힘을 나타내는 파워임에 틀림없다. 진실을 알려야만 하는 상황에 마주한 결단은 '언론이 해야 할 일'에 진정한 용기의 순간이다. 이 특종기사로 인해 신문사가 문을 닫고 오너는 재산이 파산되고, 두 사람이 구속 될 상황이어도 그들은 위대한 용기(勇氣)로 특종을 기사화 했다. 이게 진정 기자로서 언론사로서 국민에게 알릴 사명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언론인의 자긍심이요, 사회의 공기(公器)사명임을 다시금 새기게 된다. 이 영화는 제89회 전미 비평가 위원회에서 3개 부문(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스티븐 스필버그監督, 메릴스트립, 톰행크스 주연감독과 배우의 이름만 봐도 자연스레 영화에 시선이 집중된다.

불의가 내 목줄을 움켜쥐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당당히 정의를 외칠 수 있을까? 영화 ‘더 포스트’는 그 딜레마를 그려낸다.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이 정의를 위한 결심을 내리는 모습은 참 숭고하고도 꽤나 인간적이었다. 당시 미국의 딜레마를 볼 수 있다. ‘펜타곤 페이퍼’의 고발 자는 미국이 베트남戰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0%는 월남을 도와주기 위해, 20%는 공산주의가 퍼지는 걸 막기 위해, 70%는 미국의 패배를 볼 수 없기 때문이야.” 미국은 ‘세계 최강’이라는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너무 많은 목숨을 희생하고 있었다. 이는 ‘패배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숭고한 선택과 인간적인 고뇌라는 ‘더 포스트’의 멋스런 메시지가 빛난다.

과연 우리의 이 시대 언론인은 어떤 모습일까? 권력의 안위나 이익보다 국민의 편에 서서 진실을 알리는 사명을 실천하고 있는지. 권력에 기대지 않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언론이 되어야한다. 언론이 은폐하고 보도의 공정성을 기만하는 책임회피가 된다면 결국 우리에겐 커다란 불행의 시작일 뿐이었다. 언론의 사회적 기능은 권력을 감시하고,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메시지에는 사실(Fact)와 논평(Comment)이 있어야한다. 언론사를 통하여 특정한 정부정책에 관하여 비판적인 기사가 제공될 경우, 대중들은 정부정책에 비판적 견해를 가질 수 있다. 그 반대인 경우는 더욱 심각하게 된다. 따라서 언론사가 특정지배집단의 영향으로 왜곡된 보도를 하면 기존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악용될 수도 있다.

언론이 정확하지 못하거나 공정하지 못하면, 국민은 국가와 정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론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정부기관에 대한 감시와 비판기능이다. 최근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미투運動 등 사회 정의를 위해 언론에 토로(吐露)하고 있다. 筆者도 언론정보학문을 전공했고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정의(正義)를 가르쳐온 사람이다. 광고업계와 언론계에서 수 십 년간 커뮤니케이션의 진실성과 공정성을 배우고 뼈저리게 체험하며 소명(召命)감을 갖고 살아왔다. 그래서 지금도 칼럼을 통해 ‘지혜의 숲’이 되고 각 분야에 전파되어 올바른 판단과 행동에 등대역할이 되길 소망한다.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김수환 추기경>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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