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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은 ‘대통령 개헌안’이 싫다면 국회 합의안부터 만들라
[사설] 야당은 ‘대통령 개헌안’이 싫다면 국회 합의안부터 만들라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3.14 08:36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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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개헌안’ 발의의 구체적 데드라인을 제시하고 나섬으로서 그동안 여야의 대립으로 지지부진했던 국회의 개헌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13일 문 대통령이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보고받은 초안을 토대로 개헌안을 확정해 오는 21일 발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국회가 의결해야 하는 절차를 고려하면 지방선거 투표일로부터 역산해 늦어도 21일에는 발의해야 충분한 숙의를 거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야당의 반발기류가 너무나 강력해 국회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개헌안’ 발의에 속도를 내는 것은 국회통과를 겨냥했다기보다는 정치적 계산이 다분히 작용한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이다. 우선 개헌이 이뤄지기까지 물리적 시간을 고려함과 동시에 지난해 대선에서 자신을 포함한 각 정당 및 후보들이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투표 실시 공약을 한만큼 약속이행 차원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이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더욱이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 개헌논의를 압박함과 동시에, 만약 국회에서 야당의 반발로 개헌이 무산됐을 경우 고조될 수 있는 ‘책임론’에서 비껴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다음달 28일까지 국회가 개헌 여야 합의안을 마련하면 오는 21일로 예정된 대통령 개헌발의권 행사를 철회할 방침을 내비친 것에서도 이러한 의중이 읽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투표이긴 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개헌을 성사시키는 것인 만큼 여야가 지방선거 이후라도 개헌안과 구체적 투표일에 합의를 한다면 이를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야당도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욕구가 워낙 강하고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투표 찬성여론도 만만치 않아 무작정 개헌논의를 늦출 수는 없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자문위 개헌안 초안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가장 첨예하게 반대하는 쟁점은 ‘대통령 4년 연임(連任)제’를 채택한 정부형태(권력구조) 대목이다. 애초 자문위는 문 대통령이 선호하는 4년 ‘중임(重任)제’를 고려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4년 ‘연임제’로 선회했다. 중임제를 채택할 경우 현직 대통령이 4년 임기를 마친 뒤 치른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시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으나, 연임제에선 오직 4년씩 연이어 두 번의 임기 동안만 대통령 직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제왕적 대통령제 보다는 분권형 정부형태를 선호하는 야권으로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권이 반발할 수 있는 또 다른 쟁점으로는 현행 헌법에는 없는 수도에 대한 명문화된 조항이다. 지금은 관습헌법에 따라 서울이 대한민국 수도로 인정되고 있지만, 수도조항이 포함되면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이 효력을 잃고 법률로 행정수도 또는 경제수도 등을 지정할 수 있게 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는데,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가 지정되면 청와대를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또한 참여정부 때 관습헌법에 발목 잡혀 무산된 ‘행정수도 구상’을 재추진하는 것이기에 야당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해 보인다.

현행 헌법은 제정된 지 30년이 넘으면서 변화하는 새로운 사회상을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등 개정절차가 워낙 까다로워 논의 단계에서 번번이 무위에 그쳐 왔다. 야당이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방침을 국회의 권한과 책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이번 초안에는 대선 결선투표 도입, 5·18 민주화운동 등의 헌법 전문포함, 사법민주주의 강화, 국회의원 소환제, 지방자치 강화 등 진일보된 내용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어쨌든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여야는 서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에서부터 의견을 좁혀나가면서 국회차원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다시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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