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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토크] '인권 중시' 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는 왜 함구하죠?
[뒤끝 토크] '인권 중시' 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는 왜 함구하죠?
  • 천원기 기자
  • 승인 2018.03.17 01:2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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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하루빨리 구성해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하루빨리 구성해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얼마전이었죠. SK케미칼 홍보팀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당시 배포했던 보도자료의 사진을 빼달라는 것이었죠. '희망 메이커'라는 SK케미칼이 진행한 사회공헌을 알리기 위한 자료였습니다. 글과 함께 나간 사진을 빼달라는 내용인데, 이유는 이랬습니다. "저소득층 청소년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얼굴이 그대로 나가는 것이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듣고 보니 고개가 끄떡여졌습니다. 아이들의 인권을 생각한 것이죠. 반성도 하게 됐습니다. 기업들은 비슷한 내용의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들 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의 보도자료도 하루 1꼭지 이상이죠. 그때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아이들이 나오는 사진을 그대로 썼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홍보하다, 이 아이들에게 '저소득층'이라는 낙인을 찍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반성은 깊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점까지 생각한 SK케미칼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는 일이 최근 있었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이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었던 기자회견이 그랬습니다. "원인 모를 폐 질환 환자들의 죽음과 아픔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지 2386일째되는 날이지만, 우리는 아직도 진실의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다"고 외친 그들의 목소리는 울분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를 만들어 애경에 납품한 회사입니다. 가습기살균제의 독성 여부를 제대로 표시 안 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는 SK케미칼을 검찰에 고발했죠. 현재 SK케미칼과 애경은 책임 여부를 놓고 서로 '핑퐁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인권문제까지 세심하게 살폈던 SK케미칼이었습니다. 그러나 광화문 광장에서 수년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에게는 그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SK케미칼은 아직 공식 사과 조차 없습니다. 홍보팀 내에서도 팀장급 임원을 제외하고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만큼 예민한 것이겠죠. 하지만 지금까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1312명이라고 합니다. 그 중 SK케미칼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인원은 14명입니다. 당장의 금전적 보상보다는 도의적으로나마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기업윤리'의 모범을 보이는 자세일 겁니다. wonki@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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