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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상품’이 아니라 혼이 담긴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종로, ‘상품’이 아니라 혼이 담긴 ‘작품’을 만들겠습니다”
  •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8.03.19 11:30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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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피플]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김영종 구청장과 인터뷰하고 있는 본지의 김형근 논설위원(오른쪽)
김영종 구청장과 인터뷰하고 있는 본지의 김형근 논설위원(오른쪽)

[아시아타임즈=김형근 기자] 종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다. 특히 오랜 역사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종로를 이끌어나가는 데에는 건축과를 전공한 김영종 서울시 종로구청장이 적임자인지도 모른다. 종로의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를 주민의 생태계에 맞는 또다른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이라는 차원에서 말이다.

건축과 도시계획은 단순한 건설의 개념 차원을 넘어선다. 조화라는 예술적 가치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인지 김 구청장은 작품, 명품, 장인정신, 그리고 예술성이라는 단어들을 즐겨 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력을 강조한다. 종로를 매력이 있는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흥건히 적시는 지난 15일 삼봉로에 위치한 구청 집무실에서 김 구청장을 만났다. 민선 5기를 지나 민선 6기 구청장으로서 일한 지 어느 덧 4년이 다 되어간다. 종로는 무엇보다 내년에는 100주년이 되는 3.1운동의 중심지다. 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동안의 소회를 들었다.

◇“겉보기에만 좋은 ‘상품’이 아니라 세월과 함께 가치가 빛나는 ‘작품’으로”

“그동안 종로구의 구의 정책이나 모든 사업의 중심에 항상 사람을 먼저 두고 종로가 구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도시,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 매력 있는 아름다운 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종로를 겉보기에만 좋은 ‘상품’이 아니라 세월이 가면서 더욱 가치가 빛나는 장인의 혼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 일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일해왔으며 그 생각들을 현실로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종로구는 종로만의 정체성을 지키며 종로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성실히 계승 발전시키고, 사람중심 행정을 바탕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정책 하나하나 디테일을 집중하여 100년, 200년 후에도 명품도시로 남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 도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살기에 편한 곳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행정과 건축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건축사 출신으로 구정을 운영하면서 건축과 행정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 구청장은 이렇게 답변했다: “행정과 건축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먼저 정치와 건축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과 생활을 만드는 일로 두 분야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단지 기술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며, 좋아하는 공간을 만드는게 행정가와 건축가의 공통된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행정가와 건축가는 자기 분야에 있어서 장인정신을 필요로 합니다. 주민들이 긍지를 갖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장인의 정신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 가는 직업입니다. 저는 건축가이면서도 도시계획 전문가입니다. ‘건축쟁이’로서의 풍부한 현장경험과 도시 전문가로서의 안목으로 종로의 큰 그림부터 세밀하고 섬세한 부분까지 설계하면서 종로를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로 만들고 있습니다”
 

김영종 구청장이 쓴 이 책에는 종로를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철학이 녹아있다.
김영종 구청장이 쓴 이 책에는 종로를 명품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철학이 녹아있다.

◇철학과 결심이 담겨있는 구청장의 저서 <건축쟁이 구청장하기>

김 구청장은 건축사 출신으로서의 이러한 종로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결심을 <건축쟁이 구청장하기>라는 책에 담았다. “제가 종로구에서 20년 넘게 살아오면서 더 아름답게 디자인하고자 구청장에 출마한 과정과 구청장으로 구정 운영의 철학과 그 성과가 담겨 있는 책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보물이 숨 쉬는 도시’ 종로를 사람이 살기에 편안하고 안전하며, 아름다운 ‘명품 도시’로 가꾸어 나가고 싶은 열망과 계획을 담았습니다. 주요내용으로 전통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종로를 소개하고 도시재생과 도시정비, 도서관 만들기, 축제, 디테일 행정 등 각종 정책과 사업의 성과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특히 미술관 하나가 쇠락해가던 공업도시 살려 ‘빌바오 효과’라는 말을 탄생시킨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 대해 언급한다. 이곳은 유럽에서 파리의 루부르와 런던의 테이터 모던에 이어 세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미술관이다. 소장된 미술작품이 아니라 미술관 자체의 매력으로 연간 100만 명이 넘게 찾는다. 폐허로 변해가는 빌바오를 세계적인 관광지의 명품 도시로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도시농업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한 쿠바의 아바나, 사람 중심의 친환경도시를 만든 브라질 꾸리치바 등 해외 선진사례를 연구하면서 김 구청장이 터득한 철학과 교훈을 현실 행정에 적용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김 구청장이 바라는 꿈이 바로 이러한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3.1운동의 길을 골목길 해설가와 함께하는 ‘걷기 코스’ 마련 중”

2019년 내년은 3.1 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다. 종로는 3.1운동이 태동한 곳이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우리 선조들이 격렬하게 만세를 외쳤던 장소다. 그만큼 종로는 3.1운동과는 떼어놓을 수 없는 항일 정신의 중심에 있는 역사가 베어있다. 100주년을 1년 앞둔 지금 운동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독립을 위해 헌신한 조상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그 정신을 현재에 계승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 준비하고 있다.

“종로구에는 3.1운동의 주요 유적지인 태화관, 탑골공원, 천도교 중앙대교당이 집결되어 있습니다. 먼저 자주독립의 열망을 품고 만세를 불렀던 탑골공원을 더 많은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원내 수목, 시설을 개선하여 전 연령층이 탑골공원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노후화된 보도와 많은 노점으로 걷기 어려웠던 공원 주변을 정비하여 만세를 처음 불렀던 탑골공원 내외 시설을 개선할 예정입니다.

또한 탑골공원과 함께 33인의 민족대표가 독립선언문을 읽고 만세를 부른 태화관을 기념하는 광장을 서울시와 함께 공평구역 도시환경정비구역 공영주차장 부지에 조성합니다. 사업기간은 올해 8월부터 3.1운동이 100주년이 되는 2019년 2월까지로 1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입니다. 3.1운동의 발상지인 태화관 길을 비롯하여 3.1운동의 사연이 있는 명소와 골목길을 탐방하는 관광 코스를 운영합니다. 독립운동의 주요 거점을 골목길 해설사와 함께 걸으면서 애국선열의 자취와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걷기 코스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하며, 그리고 아름다운 도시가 명품 도시입니다”

김 구청장은 늘 ‘명품 종로’라는 말을 강조한다. 종로는 다른 구에 비해 어떤 점에서 명품의 조건을 갖추고 있을까? 오래된 역사와 문화만으로는 그 모든 자격을 갖출 수는 없다. 그가 생각하는 ‘명품 종로’는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 것일까? 그는 삶의 생태계가 건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종로는 다른 지역, 특히 강남 지역에 비해 교육수준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명품 도시는 안전하고, 건강하며,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명품 도시는 수준 높고, 품격 있는 주거여건, 많은 녹지,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환경, 접근이 쉬운 의료 체계 등의 조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명품 도시는 주민이 사는데 불편하지 않고 안전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불편없이 걸을 수 있는 도로와 거리를 만들고, 경사가 있는 오르막에 난간을 설치하는 일, 공원의 시설물이나 벤치 하나하나가 사람을 생각하고 안전과 건강을 생각하는 시설이 되었을 때 생활하기 편리한 도시, 명품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작은 시설물부터 도시를 채우는 건물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주변과의 어울림과 시설을 사용하는 사람을 먼저 생각할 때 명품 도시는 완성될 것입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종로를 선택한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태어난 곳만이 꼭 고향이겠는가? 대중가요의 유행가 가사처럼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 하지않았던가? 김 구청장의 종로에 대한 애착은 누구보다 강하다. 그의 종로에 대한 남다른 사랑, 애정관(愛情觀)을 들어봤다.

“저는 역사와 문화가 깊은 종로의 골목골목을 사랑합니다. 종로는 높은 빌딩, 광장, 상가들이 밀집한 도심지이지만 동네로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대보름에는 마을에 모여 윷놀이와 사물놀이를 하고, 공터에 텃밭을 함께 가꾸며 주민들이 어울려 사는 마음이 따스한 시골같은 동네입니다.

종로는 살면 살수록 정감이 갑니다. 종로의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저는 처음 구청장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도 종로의 오래된 골목길을 따라 동네를 돌며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이렇듯 아름다운 동네를 위해 일을 해야겠다, 내 작은 힘을 보태야 하겠다 굳은 마음을 다짐한 장소가 종로의 골목입니다.

또한 종로의 사람들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건축사로 일하던 시절 거래 업체도 종로에 있었지만 함께 일을 하던 동료, 협조 관계에 있는 거래처들도 종로에 있었습니다. 소탈하고 따듯했던 종로 사람들과 함께 일상을 함께하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은 지금도 참 소중한 기억으로 남습니다. 1990년 말에 동숭동으로 이사를 와 종로구민으로 살아온 지도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종로를 선택한 것은 참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입니다”

◇“사람 중심의 명품 도시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김 구청장은 종로 구민들에게 하고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종로구가 추구하는 미래 도시는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 그리고 사람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입니다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 이웃의 삶을 살피며, 주민 원하는 종로의 변화를 위해 ‘작은 것부터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 라는 마음가짐으로 ‘사람중심 명품도시 종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제가 꿈꾸는 종로는 할머니가 어린 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를 걸어 갈 때 어떤 위험이나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그런 사람 중심의 도시, 지금의 종로구민들과 그 후손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도시, 북한산의 새들이 종로 도심에서 지저귀는 생태도시가 제가 구청장을 하면서 실현하고자 하는 종로의 모습입니다. 명품 도시는 관공서만이 잘 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도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민 여러분의 좋은 의견과 적극적 참여가 있을 때 누구나 살고 싶고, 찾고 싶은 도시가 완성될 것입니다. 명품도시를 향한 종로를 위한 힘찬 발걸음에 주민 여러분도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hgkim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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