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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혼기피, 이 또한 청년일자리 부족이 빚은 재앙이다
[사설] 결혼기피, 이 또한 청년일자리 부족이 빚은 재앙이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3.22 09:24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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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26만4,500건으로 전년 대비 6.1%인 1만7,200건 감소해 1974년 25만9,600건 이후 4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따지는 조혼인율 역시 5.2건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1996년에만 해도 43만 건이었던 혼인건수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30만 건대로 떨어진 뒤 2016년에는 20만 건대로 추락했다. 조혼인율 역시 2007년만 해도 7건을 기록했다가, 2015년 6건이 무너진 뒤 5건도 위태로운 상황으로 주저앉았다.

재앙에 가까운 이러한 현상은 특히 혼인 주 연령대인 30대 초반(30~34세)의 혼인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탓으로 여겨진다. 인구 구조적 측면에서 30대 초반인구가 전년대비 5.6%가량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하지만, 지난해 30대 초반 남자의 혼인건수가 10.3%, 여자는 9%로 거의 2배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보면 일면 납득이 가지 않는 수치다. 결국 장기화되고 있는 청년실업률 고공행진이 주거난 등으로 이어지면서 결혼적령기 젊은이들 사이에 ‘경제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풍조가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행여 어렵사리 취업을 한 청년들도 자신의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쉽사리 연애전선에 뛰어들기 불안하다고 한다. 또 40~50대가 되었을 때 함께 살아갈 동반자가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아 결혼 자체는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혀 결혼을 포기한 친구들이 주변에 2~3명 중 한 명꼴로 있다며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를 반증하듯 2년마다 발표되는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가운데 ‘결혼을 반드시 하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0년 59.3%에서 2012년 57.7%, 2014년 51.2%, 2016년 42.0%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젊은이들의 만혼 현상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혼인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전체 혼인건수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고, 30대 이상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혼인 중 20대 후반(25~29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21.6%에 그쳤다. 2007년에는 20대 후반의 혼인 비중이 34.0%에 달했다. 10년 사이 20대 후반의 결혼 비중이 급락한 것이다. 반면 이 기간 30대 초반의 혼인 비중은 34.1%에서 37.1%로 늘었고, 30대 후반의 혼인 비중은 13.0%에서 18.2%로 확대됐다. 이와 더불어 결혼을 아예 포기하는 비혼 현상도 갈수록 깊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결혼기피와 만혼현상이 심각한 저(低)출산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17년 출생 사망 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작년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40만 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1.05명을 기록했다. 합계 출산율은 15~49세 여성이 가임(可妊)기간에 낳는 자녀수를 뜻한다. 결혼 기피 등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급기야 현재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합계 출산율인 2.1명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1.05명이라는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1.68명·2015년 기준)을 크게 밑돈다.

또 다른 문제는 초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러한 결혼기피 현상을 반전시킬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결혼적령기 젊은이들의 행복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자리와 주거문제가 해결되어야 하지만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실업자 43만 명)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주택 전세가는 0.6% 상승했다. 여기에다 최근 남녀의 혐오감정을 부추기고 있는 ‘미투 운동’도 결혼기피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아 걱정스럽기만 하다. 우리는 어떻게든 청년실업→주거·경제난→결혼기피·만혼→초저출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 ‘결혼은 행복한 것이며 출산은 신이내린 축복’이라는 인식을 우리사회에 뿌리내리는 작업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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