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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삭발식… 청소년들 "우리도 투표하고 싶어요"
눈물의 삭발식… 청소년들 "우리도 투표하고 싶어요"
  • 이선경 기자
  • 승인 2018.03.2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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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긴급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청소년이 삭발 후 생각에 잠겨있다.
22일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린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긴급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청소년이 삭발 후 생각에 잠겨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이선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에 선거연령 하향을 비롯한 선거제도 개편안이 담기면서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현행 헌법에는 선거연령을 법률에 위임하고 있는데, 개헌 헌법에서는 이를 만 18세로 명시해 청소년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겠다는게 문 대통령의 의도다. 문 대통령의 개헌이 통과되면 만 18세 이상의 국민은 모두 투표에 참여할 수 있고, 일부 선거의 경우에는 법률이 정하는데 따라 더 낮은 연령의 청소년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청와대는 22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대통령 개한안의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소속 여학생 3명이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통과와 6.13 지방선거 청소년 투표를 촉구하며 여의도 국회 정문에서 삭발식을 단행했다. 새 헌법에서 선거연령을 18세로 하향하는 것도 좋지만 국회 논의와 국민투표 등 절차를 감안하면 아직 먼 얘기인 만큼, 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연령을 즉각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각 당 원내대표들이 참석해 3명의 여학생이 삭발하는 현장을 지켜봤다.

◆ 개헌안에도 청년들이 길거리로 나온 이유는

청년들은 새 헌법에서 선거연령을 18세로 못 박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강민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대통령이 18세 선거연령 하향에 의지를 보여준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18세로 낮추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 해도 5년, 10년 후에는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교육감 선거가 포함된 지방선거의 경우 16세 이상으로 선거연령을 정하고 있는 외국사례가 많다”며 “헌법에 18세로 선거 연령이 명시되면 지금은 선거법 개정 싸움이지만 다음은 헌법 개정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의 개헌안이 오는 26일 발의되더라도 원활하게 통과될지도 미지수다. 우선 국회에서 '갑론을박'을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내용이 첨삭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국민투표를 거쳐야 최종적으로 개헌이 완료된다. 

그러나 청년들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반드시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강 위원장은 “지방선거라는 게 교육감선거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많은 청소년에게 직결된 문제다. 청소년이 촛불을 들고 일어나 만들어진 정부가 세워진 후 첫 선거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월에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18세 청소년들은 오는 6월에 열리는 지방선거에 참여하지 못한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4월 국회에서 청소년 참정권이 통과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 청와대 “국회가 결정하면 교육감선거는 16세까지도 가능”

청와대는 개헌안에 명시되는 '만 18세'의 선거연령을 확정적인 숫자로 해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새 헌법은 만 18세 이상의 모든 국민이 선거권을 갖는 당위성과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이고, 선거의 성격에 따라 법률이 정하는 선거 연령은 충분히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이날 정부 개헌안을 설명하는 춘추관 브리핑에서 “교육감 선거의 경우 학생도 교육의 한 주체여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논의가 있다"며 "선거연령을 높이는 것은 안 되지만 선거연령을 선거에 따라 낮추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게 하는 것이 헌법 취지에 맞다고 본다. 국회가 교육감 선거의 선거권자 연령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면 법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헌법에 선거연령을 18세로 명시하게 되면 교육감선거를 16세까지 허용해야 된다는 논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청소년들의 걱정에 청와대가 명확한 답변을 준 것이다.

◆ 청년들 "18세 선거연령 하향 좋아요"

청소년뿐만 아니라 청년들도 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추자는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민섭(24·남·대학생)씨는 “만 18세는 대학생일 수도 있는 시기이다. 학교에서 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해서 소신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나이라 생각한다”며 선거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배지원(24·여·대학생)씨도 “일단 선거연령이 낮아지면, 젊은 층이 정치에 관한 관심이나 참여도가 높아지는 것도 있고, 그에 따른 교육도 동반될 것 같다”며 “사실 투표시작 나이가 높을수록 20대 초반의견을 반영하는 게 어려운거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배씨는 “실제로 대선이나 지방선거 같은 큰 선거에 참여한 게 만 19살이 아니라 22살, 23살 이었다”라며 “연령이 한 살 어려진다고 해도 당장 만 18세에 선거할 수 있는 사람은 20%~25%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가 청소년을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세리(23·여·대학생)씨는 “철도 안 들고 사회 물도 안 먹은 애들이 뭘 알겠냐는 식”이라며 “관련된 수업이 이뤄진다거나 공부가 부가적으로 진행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나이 많은 분들이 관행적으로 투표하고 어떤 특정 세력을 지지하는 것과 애들이 정치에 처음 관심 갖고 조금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의견 표현해보는 것 둘 중 뭐가 낫냐고 묻는다면 딱히 전자라 말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 선거연령하향, 4월 국회통과 가능성 있나

선거연령 하향 논의는 1980년 시작돼 2017년 1월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를 만장일치로 통과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개헌을 앞두고 다시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되면서 대부분이 선거연령 하한에 대해 동의하는 분위기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린 세 학생이 머리를 깎겠다고 나서는데 국회가 아직도 통과시키지 못해 부끄럽다"며 "단 10초면 통과할 수 있는 이 안건이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그러지 못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정의당 노회찬 원내 대표도 찬성의사를 밝혔다.

자유한국당이 선거연령하향을 반대하고 있는 만큼 선거법개정안이 4월 국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만큼 여론을 무시할 수 없을 거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sklee0000@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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