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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 파는 고위 공직자…임대사업자 등록은 왜 안할까
[기자수첩] 집 파는 고위 공직자…임대사업자 등록은 왜 안할까
  • 정상명 기자
  • 승인 2018.04.05 15:52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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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건설부동산부 기자
정상명 건설부동산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다주택자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정부가 이들을 투기세력으로 규정하면서 강력한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8·2부동산 대책을 기점으로 다주택자를 옥죄는 분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위공직자들의 주택 보유 현황도 이슈로 부상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 52명 가운데 15명이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이같은 사실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청와대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장하성 정책실장을 비롯한 공직자 11명이 다주택자인 사유를 해명했다. 그러나 다주택자인 박종규 재정기획관,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 조한기 의전비서관, 이상봉 경호차장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국내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는 다주택자가 더욱 많이 포진해 있다. 국토부 1급 고위직 9명 가운데 4명은 주택을 두채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보유 주택은 대부분은 강남3구와 세종시에 집중됐다. 야당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다주택자의 잉여 주택을 다시 시장으로 돌려보내 공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경우 세금면제 혜택도 주어진다.

특히 이달 1일부터는 8·2대책 방점으로 꼽히는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됐다. 올초부터 다주택자들은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잉여 주택 처분에 나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3만5308건이다. 이는 작년 같은기간 1만5799건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손병석 제1차관도 규제 시행 전에 주택을 매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임대사업자로 전환한 고위공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잉여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정부 정책에 발맞추기 보다는 단순한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주택을 매각 과정에서 상당한 시세차익을 취한 경우도 많았다. 

업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진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국민에게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동안 고위 공직자들은 이미 시세 차익을 보고 주택을 팔아넘겼다"며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고위공직자가 한명도 없다"고 비난했다. 

다주택자 참모진 가운데 임대사업자로 전환한 사람이 있는지에 대해 청와대에 문의했지만 "확인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는 양도세 강화 시행 직전에 각 지자체에서 임대사업자 등록을 위해 몰린 민원으로 한바탕 난리가 났던 점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시선을 일반기업으로 돌리면 기업 오너 대부분 자사 제품을 애용한다. 본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오너를 볼 때 소비자들은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에서 핵심적인 고위공직자가 임대사업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자사 제품을 사랑하지 않는 오너의 모습이 연상된다. 전형적인 탁상공론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jsm7804@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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