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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미래 칼럼] 갈 곳 잃은 '무민 세대'
[청년과미래 칼럼] 갈 곳 잃은 '무민 세대'
  • 청년과 미래
  • 승인 2018.04.12 10:57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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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표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사진=청년과미래)
홍의표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청년 세대를 가리키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하나 더 늘었다. ‘무민 세대’다. ‘없을 무(無)’에 의미를 뜻하는 영어단어 ‘mean’이 합쳐진 말이다. 치열한 경쟁에 떠밀리다 성공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무의미한 것들에 눈을 돌려 의미를 찾는 청년들을 가리킨다고 한다. 어찌 보면 나만의 가치를 찾아 나서려는 청년들의 긍정적인 변화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청년들이 마주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마냥 밝게만 볼 일은 아니다. 무의미한 것에 눈을 돌리는 일이 온전히 청년 자신의 의지에서 비롯됐는지 확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간 청년들이 ‘고용 한파’에 떨며 훈풍을 기다리는 가운데, 체감 실업률을 가리키는 고용보조지표3은 지난해 22.7%를 기록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 약 40만 명이 앞으로 수년간 노동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민 세대’라는 신조어는 청년들이 좌절을 넘어 자포자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상황을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의미 없음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무민 세대의 뜻에서 자조가 엿보이는 이유다.

이러한 청년 세대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의 골자는 추가경정예산 가운데 2조 9천억 원을 사용해 중소기업과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중소기업 취업 청년들 대상으로 3년간 최대 1,035만 원의 실질 소득 상승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일단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 자체는 확실히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책의 의도가 선할지라도 실제 상황에는 들어맞는 것인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원인을 임금 격차로만 본 것은 지나치게 단순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이라는 선택지를 뒤로 미루는 요인에는 평균 근로시간의 상승, 미흡한 교육훈련으로 인한 전문성 부족, 낮은 정규직 비율에 기인한 불안정성도 존재한다. 이른바 ‘일과 삶의 균형’이 가능한 근무환경과 사내 복지 제도 등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이직률이 5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사실이 무엇에서 기인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번 대책이 청년들 사이에서 ‘첫 직장’의 중요성이 공공연히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당장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는 입사 초기 약 1천만 원 정도지만, 근속 기간이 늘면서 이 격차는 점차 커진다. 생애 첫 직장에서 높은 임금을 받으면 이후에도 높은 임금과 안정된 고용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향후 몇 년간 정부가 중소기업 신규 입사자에게 실질 소득을 보전해준다고 해도, 장기적 관점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중소기업을 매력적으로 느낄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단기 부양책이라곤 하지만, 정책 대상자부터 고개를 갸웃거리는 대책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 되묻고 싶다. 중소기업들이 근무 조건과 전문성 계발 기회 등 청년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조건을 갖출 여건을 마련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관통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공공취업 정보망 등을 통해 청년 친화 중소기업을 발굴, 선별하는 서비스도 확대해야 한다. 의미 없음에서 의미를 찾고 있는 무민 세대의 발걸음은 갈 곳을 잃은 지 오래다. 청년의 짐을 덜어줄 묘안이 절실하다. ynfacade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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