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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토크] CCTV 설치가 과연 카젬 사장의 '생떼'일까요?
[뒤끝 토크] CCTV 설치가 과연 카젬 사장의 '생떼'일까요?
  • 천원기 기자
  • 승인 2018.04.14 01:28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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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4월 10일 당시 인천 대우자동차 앞에서 벌어진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노조원이 피를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2001년 4월 10일 당시 인천 대우자동차 앞에서 벌어진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노조원이 피를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유튜브)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전경들이 방패로 찢고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제가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불법한 공권력 집행해 대항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방위로서 무죄입니다. 결단코 (전경들을) X나게 패도 죄가 되지 않음을 알려드리오니, 불법한 전경들을 두드려 패고, 죽지만 않을 만큼만 두드려 패고…,"

2001년 4월 10일 인천 부평 대우자동차(현 한국지엠) 앞에서 당시 박훈 민주노총 고문 변호사는 확성기에 대고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지요. 노조원 1000여명과 경찰들의 대치상황에서 벌어진 비극이었지요.

노조 사무실로 들어가려던 노조원을 중무장한 전경들이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며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지요. 방패에 맞고, 곤봉에 맞은 노조원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지요. 무차별적인 경찰의 폭력으로 현장은 처참했지요. 노동계에서는 '4·10 경찰 폭력 만행'이라고 부르지요. 박훈 변호사도 당시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지지요.

당시는 김대중 정부가 대우차를 지엠에 매각하는 과정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해고된 노동자는 1750명이지요.

그리고 2018년 4월 5일, 이번에는 노조원들이 카허 카젬 사장의 집무실을 무단점거하고 집기를 부수는 폭력을 휘둘렀지요. 2001년의 상황과 2018년의 상황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요. 물론 비교를 꼭 하자는 것도 아니지요.

다만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고, 후유증이 크다는 것이지요. 김대중 정부는 당시 대우 사태로 진땀을 빼야 했지요. 현재 한국지엠 사태를 두고서는 '민주당 원죄론'까지 거론되지요. 카젬 사장의 집무실을 무단 점거한 것은 결국 노사 교섭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되고 말았지요.

"교섭 장소에 CCTV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몸을 피할 수 있는 복수의 문이 있어야 한다"는 카젬 사장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지요. 안전의 위협을 느낀 카젬 사장의 요구가 노조의 말처럼 '쌩 떼'라고 치부하기는 힘들다는 얘기지요. 그의 머릿속에는 과거 대우차 사태가 떠올랐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노동자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분명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지요.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희생 되는 것도 사실이지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번에도 2700여명의 근로자가 자의반 타의반 회사를 떠나게 됐지요. 일각에서는 고임금이라고도 하지만 '시급쟁이'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수가 없지요.

우리가 정말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력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노동계는 스스로를 탄핵정국에서 일어난 촛불혁명의 핵심임을 자부하고 있지요. 촛불이 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비폭력이란 전제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란 사실을 이제라도 되새겨야겠지요. wonki@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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