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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의 김기석 파문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은 착각
[사설] 靑의 김기석 파문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은 착각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4.15 09:3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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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야당들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에 관해 이례적으로 서면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그 해석이 분분하다. 한편에서는 임명철회 사유가 분명해질 때까지 김 원장을 ‘조건부 신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내비친 것이라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자진사퇴를 전제로 ‘출구전략’ 마련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을 수사 중인 검찰은 사건 배당 하루 만에 10시간의 압수수색을 마쳤다. 공식 유권해석 질의를 받은 선거관리위원회도 이번 주 중 그 결과를 통보하겠다며 위법성 여부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서면 입장문의 행간을 살펴보면 문 대통령은 김 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처신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도덕적 비난’을 살지언정 해임에 이를 정도로 중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사임토록 하겠다는 판단의 기준을 제시한 점도 이를 뒷받침 하는 대목이다. 이는 법과 제도, 원칙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이 김 원장에게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리려면 그만한 무게의 귀책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있느냐고 반문한 것이며, 야권의 공세에 떠밀리는 식으로 김 원장을 사퇴시키지는 않겠다는 뜻도 엿보인다.

문 대통령이 말한 판단 기준은 청와대의 관련 질의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 답변, 검찰수사 등을 통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김 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고 있는 행위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언급하면서 선관위 답변만으로 판단 기준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았다. 이는 검찰 수사를 통해 판단 기준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여·야 국회의원 출장내역 전수조사 결과가 김 원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수조사 결과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김 원장과 비슷한 출장을 다녀왔다면 ‘관행’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외부에서 발탁된 인사에 대한 여론 및 사회의 반발을 ‘정리’하고 개혁인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있을 인사에 대한 고충도 함께 피력했다.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보다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발탁이 필요하지만 비판과 저항이 늘 두렵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김 원장을 정당성을 갖춘 ‘개혁인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외부 충격에 의한 개혁이 금융 분야에 필요하다는 인식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를 두고 야당은 금융권을 엄하게 감독해야 할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높은 도덕기준이 요구되는 자리에 ‘평균’이란 잣대를 들이대는 건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검찰 수사와 선관위의 유권해석에서 ‘관행’이라 판명이 나더라도 이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전의를 다지고 있다.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은 출장이 김 원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청와대의 문제 제기도 시간을 끌기 위한 ‘물 타기’와 다름없으며, 야당을 간접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청와대가 의도한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절대로 이를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일단 선관위가 ‘문제 있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검찰의 수사는 위법성 판단 여부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난점이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청와대는 자체적으로 조국 민정수석이 검토한 결과 김 원장의 해외 출장 및 후원금 처리와 관련해 도덕적 문제는 있을지언정, 위법행위는 없었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 기본적으로 소나기만 피하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기본인식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절반 이상이 김 원장의 자진사퇴나 해임을 바라고 있다는 여론이 있는 만큼 그냥 지나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 대통령도 ‘야당의 비판’은 수긍할 수 없지만 ‘국민들의 판단’에는 따르겠다고 한 만큼, 더 늦기 전에 민심을 거스르지 않는 결단을 내리기를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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