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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김기식의 역풍, 여의도엔 봄이 오지 않았다
[데스크칼럼] 김기식의 역풍, 여의도엔 봄이 오지 않았다
  • 최대길 기자
  • 승인 2018.04.17 13:15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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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최대길 기자] 금융권의 수장격인 금융감독원들이 자신의 과거 허물에 스스로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자신이 하나금융 사장시절 채용비리 의혹으로 취임 후 6개월만에 사임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외유성 출장과 셀프후원으로 도덕성마저 상처를 입고 취임 15일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단기간 내 금감원장 2명이 줄지어 낙마했다. 금감원장직은 무덤이 되고 말았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의 사의 표명 배경이 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직선거법 위반 판단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자신의 사의 표명 배경이 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직선거법 위반 판단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김 원장이 제 19대 국회의원 임기 말 자신이 주도한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후원한 것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가렸다. 결론은 종래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이라는 결론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대로 사퇴 수순을 밟았다. 김 원장은 선관위의 발표에 따라 바로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사표를 수리했다.

김 원장의 깜짝 발탁은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로 풀이됐다. 개혁을 위해서는 파격이 필요했다. 전문성보다 개혁성이 작용했다. '저격수' '저승사자'로 불리던 김기식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개혁성향 때문이다. 그가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재벌개혁과 금융개혁을 외쳤던 모습이 오버랩 됐을 것이다. 특히 고금리 이자장사에 매몰된 약탈적 금융에 철퇴를 가하고 서민금융을 제대로 작동시킬 적임자라는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원래 금감원장은 역대 관료 출신들의 자리였다. 그들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행정력은 나무랄 때가 없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에는 고민이 묻어있다. "논란을 피하는 무난한 선택은 주로 해당 분야의 관료 출신 등을 임명하는 것이지만 인사 때마다 고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는 욕심이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 이점이 늘 고민이라는 점이다"

관료 출신은 개혁과 적합하지 못한다고 잘못 해석할 수 있다. 그간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 보여준 금융개혁은 공허한 메아리였고 변화보다 안정을 지키려는 관행으로 개혁을 미루고 있다고 오인할 수 있다.

김 원장의 취임사 내용처럼 여러 논란과 정치, 정책적 왜곡에 휘말리면서 국민의 실망이 커졌다. 금융시장에서 금융감독 기구로서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 금융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치는 고꾸라졌다. 금융권의 적폐청산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김 원장의 사임으로 금융개혁을 또다시 미룰 수는 없다. 금융시장의 건전성과 금융소비자 보호는 물론 감독당국의 영을 세울 구원투수가 필요하다. 다만, 김 원장이 짧은 시간동안 금융권을 대하는 자세로 볼때 정부가 요구하는 개혁의 방향성을 지켜봤을 때 반성이 필요하다.

금융개혁을 이유로 금융권을 적폐로 바라보는 시선과 자세의 변화가 필요하다. 금융소비자 보호는 소극적이란 비판으로 선의의 금융의 역할을 무시한 채 약탈적 금융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 급격한 강압은 부작용이 생긴다. 큰 형님 리더십으로 금융업계와 고민하고 개혁의 공감대를 만들어 상생할 수 있는 시간과 필요성을 교감해야 한다.

또하나 고위 공직자들의 엄격한 인선 기준의 중요성이다. 청렴함과 도덕성이 절실하고 남에게 관대하게 봉인 스스로는 엄격하게 대하라는 관인엄기(寬人嚴己)의 자세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김 원장을 저승사자로 불렸다. 그만큼 상대에게 엄격했다. 금융의 허물에는 한없이 매몰찼지만 자신에게는 무한 관용을 베풀면서 이중적인 모습에 국민들의 실망감도 컸다. 사정의 칼을 휘두른다고 권위가 세워지지 않는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인정받은 때 금융시장에서도 국민들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제 새로운 금융감독 수장을 뽑아야 한다. 진정한 리더가 필요하다. 금융을 정치적으로 몰아서는 안된다. 옷에 묻은 먼지털 하나로 꼬투리 잡아 상대를 폄하하고 금융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된다. 코드와 이념 등 정치적인 공방으로 얻을게 없다. 무엇보다 국민의 눈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국경제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가계부채에 내수부진, 고용절벽, 고환율, 금리, 미중 무역전쟁 등 안팎으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금감원장의 사퇴에 금융권도 혼선을 빚고 있다. 정부 경제정책에 보조를 맞추도록 신속한 의사결정과 재정립이 중요하다. 어떻게 활용하고 만들어 나가느냐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질 수 있다. 금융의 본연의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개혁과 포용으로 기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김기식 논란으로 양보없는 대치와 역풍이 불고 있는 여의도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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