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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환율전쟁 ‘시한부 휴전’…향후 대책이 더욱 중요하다
[사설] 글로벌 환율전쟁 ‘시한부 휴전’…향후 대책이 더욱 중요하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4.16 09:5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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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지만 예년과 달리 환율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앞서 일각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이번 발표로 이런 우려가 일단 해소됐다. 하지만 한국은 2016년 4월 관찰대상국이라는 분류가 처음 생긴 때부터 이번까지 5차례 연속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또 환율보고서 발표가 연간 두 차례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우려하는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될 개연성이 높아 앞으로의 대응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한국이 이번에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한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하에서 대(對)미국 무역흑자를 꾸준히 줄여나간 점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환율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무역(상품수지) 흑자는 230억 달러로 미국의 교역촉진법상 제재기준 200억 달러는 넘었지만 2015년 283억 달러, 2016년 276억 달러에서 점차 흑자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무역적자는 5,004억 달러에서 5,048억 달러, 5,684억 달러로 증가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난 이유가 한국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는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투명하고 시의적절한 방식’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신속히 공개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환율보고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이라 더욱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따라서 우리정부 역시 공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불필요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재무장관 회의 및 IMF·세계은행 춘계회의를 계기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면담한 뒤 이르면 20일 쯤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향에서 이뤄진다. 원·달러 기준으로 보면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달러가치 급등)할 때는 달러를 팔아 지나친 상승을 제어하는 매도개입(원화절상 목적 개입)이, 반대로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급등·달러가치 급락)할 때는 달러를 사들여 미세 조정하는 매수개입(원화절하 목적 개입)이 각각 이뤄진다. 미국은 이 가운데 원화에 견준 달러가치를 떨어뜨리는 매수개입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향후 이를 완화하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10월에 있을 차기 환율보고서를 빌미로 또 다시 압박수단으로 사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수출에 악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은 안 했지만, 앞으로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준 셈”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개입을 못 하면 원·달러 환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급락할 경우 수출에는 악재”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 당국은 달러당 1,050원 선을 마지노선으로 삼아 방어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050원대까지 떨어지며 연 저점을 경신했다가 지난주 달러당 1,06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당국은 환율주권의 최후의 보루로 변동성이 강할 때 미세 조정하는 이른바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압박이 커지면 이 또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얼마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성과를 소개하는 보도 자료에 ‘환율 합의(Currency Agreement)’를 거론해 미국이 한국의 환율주권을 훼손하려 한다는 논란을 빚은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보호무역주의 기조 하에서 환율주권을 상실한다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상실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환율전쟁이 시한부 휴전상태에 들어갔지만 재발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국제사회의 의심을 불식시키고 투명성은 회복하되 최소한 환율주권만은 지키는 외환당국의 치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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