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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입개편 공론화 교육신뢰 회복 ‘기회의 장’이 되어야
[사설] 대입개편 공론화 교육신뢰 회복 ‘기회의 장’이 되어야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4.17 08:49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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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중2생이 입시를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의 칼자루를 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16일 대입제도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공론화 로드맵’을 확정했다. 이달까지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와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한 뒤 3달가량 공론화 범위와 의제설정, 국민토론과 여론수렴 등을 거쳐 8월 초 최종적인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절차에 대해 교육부에서 국가교육회의로, 국가교육회의는 대입개편특위, 공론화위로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논의방식이어서 국민의견 수렴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번에 국가교육회의가 국민들의 의견을 직접 물어보겠다고 표명한 핵심쟁점은 교육부에서 넘겨받은 초안 중 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 비율, 수능평가방법, 수시·정시 통합 여부 등 3가지다. 이를 중심으로 국민제안 열린마당과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나름의 ‘묘수’를 제시한 셈이지만 생각대로 될지 의심스럽다. 이 쟁점들은 저마다 다양한 복수의 안을 포함하고 있어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교육부가 제시한 ‘5개 대입개편모형’과 다른 안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론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지난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갈등요소가 많은 쟁점을 공론화란 명분으로 국민들에게 선택을 떠넘긴 것은 지난해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재개문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신고리 원전과 달리 대입제도 개편은 쟁점이 교육주체 간 이해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에서 국가교육회의가 의도한대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이 무리 없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국가교육회의가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대입개편안을 결정하기엔 자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번 로드맵 발표로 여실히 드러냈다는 비판과 함께 심지어는 ‘조직무용론’까지 나온다.

너무나 촉급한 공론화 논의일정도 문제다. 교육회의가 권고안 마련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석 달여에 불과하다. 공론화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는 다음 주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하더라도 교육회의 전체회의에 개편안을 보고하기까지는 석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교육전문가들은 지난해 8월 수능 개편안 확정을 1년 유예하고서 시중에 나온 방안을 모으는 데만 8개월이 걸린 전례를 보면 그 절반도 안 되는 기간에 제대로 된 의견수렴이 이루어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우여곡절 끝에 개편 권고안이 마련된다 할지라도 국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간이 두 달여밖에 되지 않는다.

13명과 7명으로 구성되는 대입특위와 공론화위의 정치적 중립성, 전문성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어 국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입제도가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논의 주제임을 고려하면 위원들이 입시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는지, 보수 또는 진보성향 등 특정 성향의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지는 않은지 등이 모두 논란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구성원에 현장교원과 학부모 대표가 완전히 배제된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공론화가 시작되는 6월 중순 교육감 선거가 예정돼 있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공론화 로드맵 발표로 국가교육의 큰 그림을 그리고 틀을 잡는 역할을 하려고 출범한 국가교육회의는 사실상 ‘여론조사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교육계 일각에선 정부 주무부처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의 무능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사회적 공감 없이 정권에 따라 이리저리 바뀌는 입시안이 교육에 대한 불신을 키워왔다는 점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들을 설득할 새로운 교육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한번쯤 이러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불협화음이 노출되고는 있지만 이번 공론화 과정이 단순 여론수렴이나 기계적 중립을 넘어 우리 교육의 백년대계를 새로 세우는 소중한 ‘기회의 장’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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