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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기약없는 채용비리…몸서리 치는 금융 "이게 최선입니까?"
[데스크칼럼]기약없는 채용비리…몸서리 치는 금융 "이게 최선입니까?"
  • 최대길 기자
  • 승인 2018.04.23 04:5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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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최대길 기자] 봄을 알리는 봄꽃축제가 전국을 들썩일때도 취업준비생들에게 봄놀이는 사치다. 3월 실업률은 17년 이래 최악이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4%로 절벽 앞에 놓였다. 정부가 작년 일자리 예산으로 17조736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일자리 예산은 전년보다 12.6% 늘린 18조285억원으로 역대 최대규모다. 청년일자리 예산은 3조원 수준이다. 청년 실업률은 나아질 기미 없이 여전히 한파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용비리 의혹에 은행권은 몸서리를 쳤고 취업준비생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채용비리 의혹에 은행 취업문은 굳게 닫혔다. 은행들은 출범 초기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에 화답하고자 전년대비 공격적으로 늘렸다. 은행권은 작년 하반기 2,000여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채용비리 의혹 후폭풍으로 채용에 민감한 은행들은 의혹이 소명될 때까지 조심스럽다. 일부 은행을 제외하고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다. 기업은행(170명), 농협은행(350명), 우리은행(300명) 등 시중은행 3곳을 제외하고는 올 상반기 채용 시기와 규모는 안갯 속이다.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채용비리 재발 방지 대책으로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마련 중이나 은행들의 의견을 취합한 최종안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은행권은 모범규준이 완성되기 전 채용을 진행했다가 공정성이나 채용 시비에 휘말릴 소지를 걱정하고 있다. 최종안 전까지 은행권의 취업문은 굳게 닫힐 수 밖에 없다.

정부 출범 1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가치 중심, 참여와 협력, 낡은 관행 청산 등 혁신을 내걸고 정부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공공분야 채용비리에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부정합격자는 채용비리가 발각된 직후 퇴출시킬 심산이다. 채용비리 척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대단하다.

공공성 규제는 금융산업의 고유한 특성이기도 하다. 정부는 IMF 위기 당시 금융회사에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금융회사가 인허가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회사 중 특히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경제 및 금융정책의 첨병으로 지목됐다. 그간 금융정책의 중심축이 금융시장 안정,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관리 강화, 서민금융지원으로 변화하면서 금융공공성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 문재인 정부는 부패척결이라는 미명 아래 민간 금융회사라도 공공성을 내세워 채용까지 개입하고 나섰다.

정부는 금융회사의 공공성을 근거로 카드 가맹점수수료 및 최고금리 인하, 연체가산금리 개선 등 소비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약탈적 금융을 일삼는 낡은 관행의 전형으로 금융회사를 지목했다.

금융산업의 건전성,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투명성 제고는 마땅히 공공성을 강조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민간 금융회사의 자율경영과 수익성을 해치는 규제와 금융의 본질을 무시하고 선의의 역할을 외면한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금융권도 금융당국의 처사에 허탈한 분위기다.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금융 경찰'로 불리는 금융감독원 두 명의 수장은 채용비리 의혹, 셀프후원 위법성 등 과거의 경력으로 낙마했다. 금융감독당국의 위신이 바닥에 떨어졌다. 금융산업과 시장을 관리·감독해야하는 이들의 분부를 곧대로 따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감독당국의 면이 안 선다.  금감원도 채용비리에서 자유로울 없다. 감사원은 검찰에 채용비리를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5개 은행에 대해 검찰 고발하면서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

정부나 금융당국의 채용비리 척결 개입에 금융회사의 자율경영을 침해할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공공기관의 채용청탁과 부정채용 등 채용비리는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내부적인 감사 기능  강화와 공권력까지 동원되며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금융회사의 채용까지 척결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를 내비쳤다. 제2금융권도 제보를 통해 채용비리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채용은 기업의 고유권한이다. 나름의 채용기준에 따른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자칫 기업의 자율권을 훼손하는 과도한 간섭이 될 수 있다.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 금융권은 움츠러 들었다. 의혹을 밝히기 위해 경찰과 검찰에 고발을 하면서 채용문은 굳게 닫혔다. 정부의 채용비리 척결의 확고함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금융권이 받을 충격은 크다. 다행이나마 금융권은 과거의 인사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고 청탁과 비리를 막는 내부 규범을 바로 세우는 중이다.

사상 최악의 실업난 속에 채용비리는 국민들에게 분노와 허탈감을 줬다.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우려되는 것은 이미 발생된 채용비리를 향한 칼바람이 기약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한번 휘두른 사정의 칼을 계속 몰아칠 심산이다. 앞으로 채용비리 없는 올바른 인사를 펼칠 수 있고 제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채용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지체할 수 없는 일이다.

공공기관에서 멈춰야 한다. 민간 금융회사 채용까지 개입할 경우 부작용이 크다. CEO리스크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자율 경영을 훼손할 수 있다. 노조는 이를 빌미로 경영간섭의 강도를 높이게 된다. 변화무쌍한 경영환경 속에서 눈치보기에 급급한 나머지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어떤 불똥이 튈지 얼음장이다. 살아난 관치에 휘둘릴 금융산업은 뒤쳐지고 만다.

채용계획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필기시험의 부활은 스펙 사회로의 회귀를 재촉한다. 스펙보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성과 적성, 역량을 갖춘지를 평가하는 '탈 스펙' 채용 문화가 사라질 수 있다.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다. 시간이 흐를수록 금융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금융을 원하고 필요한 곳은 많다. 저소득층과 금융 취약계층에 감면 등 금융지원이 필요하다. 금리 인상기에 서민들의 금융부담 완화도 필요하다. 신용리스크의 기로에 선 기업들을 보필해야 한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지배구조 개선, 서민금융 시스템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청년들의 일자리도 만들어야 한다. 할 일도 많고 필요한 곳도 많은 금융이다. 지금의 상황 속에서 금융이 제대로 작동할 지 의문이자 걱정이다.    

시간은 망각을 선물한다. 파급력도 줄어든다. 기대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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