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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축복’ 넘어 ‘놀라운 은총’ 되길
[사설]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축복’ 넘어 ‘놀라운 은총’ 되길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4.22 08:29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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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동선언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9일 현재까지 정부가 북한과의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협의한 정상회담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진전 등 3가지로 추려진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남북 간 종전논의를 축복(Blessing)한다고 발언하면서 ‘종전문제’도 평화체제 구축의 일환으로 논의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종전선언은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 정치적 선언이지만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적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종전선언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은 6.25 전쟁과 관련된 부분이어서 남북 간 만의 논의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1953년 7월 6.25전쟁의 휴전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당사자임에도 배제된 채 미국(유엔군)과 북한, 중국 3자간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2007년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함으로써 종전 논의에 한국의 참여를 공식화했지만 국제법적으로는 합의 당사자들인 미국과 중국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정상회담에서 만나 평화협정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2007년 10·4 선언을 계승한 종전선언 추진 의사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5월 말 또는 6월 초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경우 미국도 종전선언 참여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최종적인 종전선언 발표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 차원에서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급물살을 탄 북·중 관계를 미뤄볼 때 현재로선 중국까지 포함한 4자 종전선언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종전선언’을 하는 구상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소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평화협정으로 가는 과도기적이고 선언적인 조치가 필요하지만 비핵화 및 평화체제 협상에 추동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단계에서 이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종전선언을 평화협정과 분리하는 전략은 위험하며, 북한의 핵동결 단계에서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그때부터 북한은 그에 부합하는 행동계획들을 강하게 요구할 것이란 주장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한미동맹 문제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핵심 이슈가 될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에 대해 북한과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겉으로는 미군 철수를 주장해왔지만 주한미군이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도 일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의 역할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 배치에서 보듯 미군을 최고의 위협으로 보고 있어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종전선언을 포함한 평화체제 협상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비핵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평화체제 관련 조치를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긴밀히 연결하되, 평화체제 논의가 비핵화 논의를 과도하게 앞서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아닌 ‘선언적 비핵화’만 가지고 평화체제 논의를 급진전시키면 패착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가 지난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극비면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큰 틀의 합의가 있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다가오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축복(Blessing)’이라 언급했듯 한반도 비핵화를 넘어 종전선언까지 이어지는 ‘놀라운 은총(Amazing grace)’이 한반도에 깃들 수 있을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대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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