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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고금리' 우는 서민, '고금리' 된서리 2금융권
[데스크칼럼] '고금리' 우는 서민, '고금리' 된서리 2금융권
  • 최대길 기자
  • 승인 2018.04.23 11:3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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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최대길 기자] 한 지인은 돈 때문에 고민이 깊었다. 급전이 필요한데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높다. 은행에서는 대출 불가 판정을 받았다. 동아줄 잡는 심정으로 2금융권인 저축은행을 방문했다. "금리가 높은데 괜찮으시겠어요" 원하는 액수만큼 대출은 가능하지만 A씨 등급과 대출금리가 높기 때문에 대출받길 희망하는지 은행직원이 물었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우려가 나ㅗ나. 금리 취약차주의 이자 DSR이 비취약차주보다 상당히 높아 향후 대출금리 상승 시 취약차주의 상환부담 커질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우려가 나ㅗ나. 금리 취약차주의 이자 DSR이 비취약차주보다 상당히 높아 향후 대출금리 상승 시 취약차주의 상환부담 커질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지인은 이 한마디가 고마울 따름이다. 김씨는 고금리라도 상관없다. 지금 당장 1금융권인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 하고 일부는 생활자금으로 써야 한다. 제도권에서 빌려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김씨는 돈 때문에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심정은 그 아무도 모른다라는 반응이다. 만일 저축은행에서 대출이 불가능했다면 대부업체는 물론 불법사금융이라도 문을 두들겨 돈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했다.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30세 미만 가구주 가운데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가구비중은 23.0%다. 2012년 이후 높은 수준이다. 30대 미만이나 60대 이상 차주들에게 1금융권 대출 벽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회사, 캐피탈 등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신용으로 대출을 하기엔 위험요소가 많다. 그래서 금리를 높이면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1금융권보다 2금융권의 대출이자를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불린다. 신용등급이 낮다는 것은 상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신용자들보다 갚을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저축은행으로서는 부실채권이나 자산건전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고금리'인 셈이다.

2금융권은 정부의 규제에 울상이다. 금융당국이 여신금융전문금융업법과 저축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안에는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털 업체에 대한 광고 규제가 강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광고마다 '여신금융상품 이용 시 귀하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또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다른 금융거래가 제약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명시해야 한다.

정부가 가계부채의 질 개선이나 금리 인상기에 따른 상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말 기준 취약차주는 149만여명이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8.0% 수준이다. 이들의 대출규모는 82조원에 이른다.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나 금리상승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정부의 대응방안도 수긍이 간다.

다만, 시기와 강도가 문제다. 올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 최고금리 인하, 여신심사가이드라인 도입 등 2금융권의 영업활동에 제약이 심해질 전망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2금융권의 대출 광고까지 규제하겠다고 하자 불만이 쏟아진다. 1금융권도 신용등급 영향을 받는데 2금융권에서만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것이다.

정부가 서민금융 강화를 위한 고금리 제한 정책을 펼치면서 부작용 발생이 예상된다. 최고금리를 낮춰 저신용자 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을 줄이겠다는 목적이지만 단순히 고금리를 죄악시 바라보는 정부의 방침은 고금리의 역설을 불러 일으킨다.

2금융권의 대출영업을 옥죈다면 일부 서민들은 불법 사금융이나 대부업으로 내몰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저신용자 및 취약계층들이 2금융권에게 소액신용대출을 받게 되는데 대출영업을 줄인다면 그들은 어디서 대출을 받을지 불보듯 뻔하다. 2금융권은 고신용자만을 위한 대출 영업에 매달리게 된다. 저신용자 및 취약계층들을 위한 방안이 오히려 이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없다.

저축은행을 '약탈적 금융', '고금리 장사'라고 치부하면서 사채업자 다루듯 윽박지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 규제는 금융산업을 위축시킨다. 고금리 장사라는 이미지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게 만드는 처사다. 금융회사가 지속적인 영업환경을 마련하는 동시에 강도에 맞는 규제를 가동해야 한다. 정부는 2금융권과 머리를 맞대 서민금융을 위한 해법을 찾고 시간을 갖도록 하는 포용이 필요하다. 그래야 2금융권도 서민금융을 위한 포용적금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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