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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구조조정 전문가 진단… "시장중심 원칙 고수 높게 평가… 방향성은 아직 불투명"
文정부 구조조정 전문가 진단… "시장중심 원칙 고수 높게 평가… 방향성은 아직 불투명"
  • 이선경 기자
  • 승인 2018.04.23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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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한계기업 구조조정 점검] ⑥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타임즈=이선경 기자]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구조조정이 '원칙을 훼손하지 않고 있다'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하면서도, 불분명한 방향과 아직 느린 속도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아시아타임즈가 국내 산업·경제·금융전문가 287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를 설문조사한 결과 22%의 응답자가 '매우 긍적적이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취약업종으로 분류되던 조선과 해운, 철강업계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어 왔고, 그 결과 성동조선과 STX조선, 금호타이어, 한국지엠 등은 미래가 결정됐거나 결정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부실기업에 '구체적인 자구안을 마련하라'고 강력하게 압박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가 지방선거 등 외부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고 뚜렷하게 같은 원칙을 강조해 결과적으로 '노조의 전향적인 태도'를 이끌어 낸 점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산업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두 공통된 인식을 보였다. 곪을대로 곪아버린 부실기업 문제가 빠르게 정리되어야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높아져 대한민국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설문에 응답한 33%의 전문가들이 문재인 정부의 구조조정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아있는 임기 4년 동안 체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한층 더 속도를 높어야 한다는 고언이었다.  

◆ “시장 중심적 구조조정 바람직”

'긍정적'으로 평가한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시장 중심적 구조조정 원칙을 잘 고수했다'는 점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치적 논리 때문에 부실기업이 연명할까봐 우려가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그런 면에서는 기대한 것보다는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원칙을 세우면 노조의 태도가 바뀐다”며 “더 이상 정부에게 기댈 수 없고 구조조정을 빨리빨리 하는 것이 자신들에게도 유리하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기조가 정부의 지원으로 연명하기만을 바라던 노조와 사측의 태도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전봉걸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도 “이번 정부의 경우 지역경제, 대량해고 등과 같은 정치적 구호에 의해 구조조정의 원칙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많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특히 성동조선, STX조선, 금호타이어 등의 구조조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기획재정부나 관련 부처의 지원 관련 의견이 한국지엠의 노사합의나 본사 결정전에 제시되고 있는 모습은 우려스럽다”며 "현재 진행 중인 한국지엠의 구조조정이 문 정부의 구조조정 기조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험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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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자금 투입 관련 법정비 서둘러야"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들 10명 중 3~4명은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명과 암'이 뚜렸하다고 지적했다. 원칙대로 잘 진행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지만 제도적인 정비도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2년 한국 경기가 많이 안 좋아지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며 "현재 구조조정의 성과는 이전 정부부터 시작돼 전체적인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이지 문재인 정부가 1년 만에 이룬 성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물론 시장 중심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원칙은 바람직하다"며 "다만 구조조정을 고용차원에서 접근하면 비용만 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정부가 구조조정을 전폭적으로 이끌었다기보다는 현재 구조조정이나 산업구조재편을 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실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대 취약업종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더 이상 기업들이 존속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정부 들어서 (구조조정이) 더욱 눈에 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기업이 많아지는 것은 정부의 부담일 텐데, 그럼에도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실장은 “노사 친화적인 정부가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면 조정의 역할을 하면서 구조조정이 더욱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부실기업에 지원하는 공적자금을 줄이기 위한 법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구조조정 관련 제도는 많이 정비가 됐지만 아직 공적자금 투입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많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성향상 앞으로 복지 예산이 늘어나 재정적자 폭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데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식으로 구조조정의 전체 시스템을 유지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 “아직 느린 구조조정 속도… 방향 설정부터" 

문 대통령이 새 정부의 당면과제로 설정했던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보다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정책의 원칙과 방향을 보다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인수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문 대통령 취임 후 구조조정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원칙이나 방향성이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아직까지도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성이 불명확한데 구조조정에 대한 원칙을 실행 가능하고 성공 가능하게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많았다. 

안재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출범 이후 구조조정 성과라 불릴 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며 “지난 정부에서도 계속 거론됐던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것은 매우 문제"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구조조정을 빨리 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미래에 성장가능성이 크거나 전망이 밝은 산업이 아니라면 빨리 정리해야 경제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욱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부장도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은 상당부분 지연되고 있다”며 “구조조정이 좀 더 활발히 이뤄졌어야 하는 산업도 아직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자체의 경쟁력이 많이 약해지고 있음에도 하나의 기업에 촛점을 맞춰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 연구부장은 “산업 전반적으로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는 산업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klee0000@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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