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10-24 08:00 (수)
[청년과미래 칼럼] 우리는 모두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청년과미래 칼럼] 우리는 모두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 청년과 미래
  • 승인 2018.04.24 10:34
  • 3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민주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김민주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새로운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가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는 최근의 방송계. 하지만 얼마 전 파일럿 방영 후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정규 편성을 확정 지은 프로그램이 있다. MBC의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며느리에 대한 내용이다. 우스갯소리로, 손님도 식구도 아니라고 말해지는 며느리의 일상은 너무나 가혹하다. 며느리는 임신 8개월차, 만삭임에도 차례 음식을 준비하고 아이를 홀로 돌본다. 제왕절개를 할 경우 자궁이 파열될 위험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며느리에게 시아버지는 손자의 아이큐를 걱정하며 자연 분만을 강요한다. 다친 손으로 식당일을 하다 시어머니에게 병원을 다녀오겠다고 말하지만 곧 손님이 온다며 야간 진료 시간을 이용하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은 ‘며느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한 시간 정도 자연 분만을 시도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하며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시댁 식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파일럿이었던 1,2회 방송이 끝난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프로그램 관련 기사에는 며느리의 현실에 공감을 표현하는 내용이 수도 없이 달렸다. 우유부단한 남편과 답답한 시댁 식구를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도 이어졌다. 하지만 ‘노이즈 마케팅’, ‘비혼을 권장하는 방송’과 같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동시에 터져나왔다. 그러나 논란을 만들고 비혼을 권장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아닌, 현실이다.

시대가 변했다고들 하지만 며느리로 살아가는 여성의 삶은 변하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가부장제는 결혼 후부터 여성을 ‘며느리’로 정의하며 희생을 강요한다. 특히 명절이 되면 며느리로써 지켜야 하는 도리가 며느리들을 더욱 옥죈다. 물론 극소수의 예외가 있지만, 명절에는 친정보다 시댁을 먼저 가는 게 여전히 당연하게 여겨진다. 게다가 시댁의 조상을 위해 하는 제사임에도 일은 언제나 며느리에게 전부 주어진다. 남편들은 주로 ‘며느리’의 일을 ‘돕는’다. 대한민국 며느리의 일상은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모습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누군가 강요받고 있는 도리와 희생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불합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답답하고, 괴롭고, 불편할 테지만 이는 마땅히 감당해야 할 몫이다. 그리고 변해야 한다. ‘이상한 나라’가 아니라 ‘이상하지 않은’ 나라에서 살기 위해서. ynfacademy@naver.com


관련기사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