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08-21 07:00 (화)
[사설] 공정사회 구현 저해하는 금수저들 편법 ‘부의 대물림’
[사설] 공정사회 구현 저해하는 금수저들 편법 ‘부의 대물림’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4.25 09:24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민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만드는 이른바 금수저들의 ‘양심불량’에 대해 국세청이 칼을 빼들었다. 국세청은 24일 별다른 소득이 없음에도 고액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거나 비싼 아파트를 산 기업인, 미성년자 등 증여세 탈루혐의가 짙은 268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회사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누구나 들으면 알 만한 기업’의 대주주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자 중 절반이 넘는 151명은 뚜렷한 소득 없이 부모 등 가족으로부터 돈을 받아 예금·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10대 미성년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조사 대상자들의 탈세방법을 보면 우리사회에서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한 여성은 시아버지로부터 5억 원을 증여받아 산 회사채를 15살짜리 자녀명의 계좌에 입고하고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가 조사 대상이 됐다. 한 병원장은 병원 수입금액에서 빼돌린 자금 10억여 원을 5살짜리 자녀의 증권계좌로 이체해 상장주식을 무더기로 매수했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로부터 수시로 소액의 돈을 받는 방법으로 총 9억 원을 증여받고도 세금은 단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한 재산 편법증여, 차명주식, 변칙자본거래 등을 통해 부를 이전한 40개 법인도 적발됐다. 모 법인의 사주는 임직원들에게 명의 신탁한 주식을 이들이 퇴직한 후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법인에 싸게 양도하는 수법을 이용해 탈세했다. 또 다른 사주는 회사 내부정보를 활용해 미성년 손주에게 주식을 증여한 이후 개발사업 시행으로 재산가치가 막대하게 증가했음에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았다. 한 제조업체 사주와 대주주들은 인수자금 위장납입 방법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고 상장 직전 이를 시가보다 싸게 주식으로 전환해 수십억 원의 이익을 챙겼다.


부의 편법 대물림 단골메뉴인 부동산을 이용한 세금탈루도 여전했다. 재력가인 부모로부터 자금을 받아 비싼 아파트를 샀거나 고액전세를 사는 ‘부동산 금수저’ 77명도 조사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30세 이하이며 5살 아동을 포함한 미성년자들이 대부분이라고 국세청은 밝혔다. 이 중에는 아버지에게서 받은 17억 원으로 서울 성동구 아파트를 산 20대, 부모로부터 용산 아파트 전세금 9억여 원을 받은 대학 강사 등도 있었다. 국세청은 최근 금수저 청약논란에 따라 청약 과열지역 아파트 당첨자의 자금조달 계획서를 전수 분석해 탈세 혐의가 발견되면 세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에는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기업 대주주들이 일감몰아주기 과정에서 증여세를 탈루한 정황도 대거 드러났다. 모 기업체 사주는 미성년자 자녀들이 법인을 설립하게 한 뒤 자신의 기업이 원재료를 매입하는 거래단계에 자녀들의 회사를 끼워 넣어 이익을 얻게 했다. 하지만 사업기회 제공에 따라 얻은 증여이익에 대한 신고는 없었다. 또 다른 대기업 사주 역시 자녀가 주주로 있는 법인에 그룹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고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이들의 자금 원천을 추적한 뒤 필요하면 조사 대상자의 부모와 자식의 자금 흐름까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대자산가의 탈세는 사회전반의 성실신고 분위기를 저해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해 사회통합을 가로막는다.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수십 년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자신들의 집 한 칸 마련하기 힘든 현실에서 미성년자가 단지 부모를 잘 만났다는 이유로 아무런 노력 없이 엄청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 맥이 빠진다. 국세청은 이러한 변칙적 ‘부의 대물림’ 행위에 체계적으로 엄정대응하기 위해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상시 정보를 교환하는 등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한다. 더불어 세무조사를 거쳐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의 증여세 등을 추징하고 탈루세금이 5억 원을 넘으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쪼록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금수저들 편법 ‘부의 대물림’이 조세정의 차원에서 척결되기를 기대한다.


asiatime@asiatime.co.kr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