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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토크] "'마카롱 10개'가 쏘아올린 작은 공"…맞 고소전으로 비화될 줄이야
[뒤끝 토크] "'마카롱 10개'가 쏘아올린 작은 공"…맞 고소전으로 비화될 줄이야
  • 류빈 기자
  • 승인 2018.05.12 01:28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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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류빈 기자] 최근 ‘마카롱 10개’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죠. 이번 사건과 관련된 가게 주인과 손님이 서로 맞고소를 하며 법정공방으로 번지더군요.

결국, 문제가 된 마카롱 가게 주인 B씨는 손님 A씨를 업무방해, 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고소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앞서 손님 A씨 또한 B씨를 부산지검에 이미 고소했다고 하니 일이 여간 커진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어느 누구도 의도치 않았겠지만 시장은 마카롱에 대한 노이즈마케팅이란 결론을 내더군요. 이 사건이 온라인상에 자주 언급되자 누리꾼들은 “마카롱이 먹고 싶어졌다”며 마카롱 가게를 방문한 후기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타 마카롱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는 얘기지요. 실제로 여러 마카롱 가게들이 마카롱을 제작하자마자 동이 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마카롱 10+1’이라는 이벤트까지 열고 판매에 열을 올렸다고 하니까 말입니다.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마카롱이 쏘아올린 작은 공”, “제 한 몸 바쳐 다른 가게 매출을 올렸다”는 등 해학이 섞인 글들을 쏟아 올렸습니다.

사실 마카롱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손님 A씨가 지난달 14일 ‘마카롱 가게에서 10개 먹고 인스타로 뒷담화 당한 후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시작됐습니다.

A씨에 따르면 자신은 부산에 살고 있어 평소 해당 가게의 마카롱을 자주 주문해 먹다가 지난 4월 4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가게를 직접 방문했답니다. A씨는 마카롱 11개, 케이크 하나,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그 자리에서 다 먹고 나갔다는군요. 포장을 하면 마카롱이 녹아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A씨는 그날 마카롱 사진과 함께 너무 맛있어서 행복했다는 글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했습니다. 해시태그까지 여러 개 걸어서 말이죠.

그런데 마침 그 날 해당 마카롱 가게 인스타그램에 "마카롱은 칼로리가 높아 하루에 한 개만 먹는 디저트 입니다. 구입하시고 한꺼번에 여러 개 먹는 디저트 아니에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A씨는 자신의 얘긴가 의심했음에도 그냥 넘어갔지만 이후 또 글이 올라오게 된 것입니다. 마카롱 가게 사장 B씨는 “마카롱은 여러 개 한꺼번에 먹지 마시라”며 “(마카롱은) 여러 개 먹는 디저트가 아니다. 뭣 모르고 그렇게 드신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B씨의 글 밑에 한 누리꾼은 “자신은 마카롱이 너무 맛있어서 2~3개 한꺼번에 먹는다”며 댓글을 달았습니다. 여기에 B씨는 “그 정도면 양호하신 거예요. 가게에서 한 번에 시켜서 앉은 자리에서 잘 모르시고 막 열 개씩 드세요”라며 답글을 남겼습니다.

A씨는 B씨의 글을 보는 순간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제가 마카롱 10개 먹고 간 사람인데 이런 글이 자꾸 올라와서 기분이 나쁘다”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5분 뒤 B씨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죄송하다”고 댓글을 달았고, 이후 A씨의 계정을 차단했습니다.

A씨는 “그 가게가 테이크아웃 전문점도 아니고, 앉아서 먹고 가라고 좌석도 있는 곳인데 내가 10개를 시켜서 먹든 20개를 먹든 무슨 상관이냐”며 “저렇게 저격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분노했습니다. A씨의 글을 본 누리꾼들은 해당 마카롱 가게의 인스타그램에 악플을 달았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B씨는 그 때 상황을 설명하겠다며 마카롱을 먹는 A씨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모자이크 해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하는 상황으로 확대됐지요. B씨는 “전화로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전화도 거절하고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계속 바꿔 직접 사과하기가 어려웠다”고 해명을 하긴 했습니다.

이어 “오픈 후 계속 이렇게 바쁜 상황에다 그 분이 몇 개 드셨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구조라는 건 한 눈에 보이실 것”이라며 “저희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정말 묻고 싶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B씨는 “글을 쓰신 분이 동종업계 종사자인 것 같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B씨의 이러한 반응에 황당함을 표했습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시 한 번 글을 남기며 “저는 동종업계가 아니라 병원 종사자”라고 반박했습니다. A씨는 “가게 주인으로부터 사과하려는 접촉 시도가 전혀 없었다”며 B씨의 주장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지요.

B씨는 쏟아지는 비난 여론에 해당 마카롱 가게의 영업을 지난달 16일부터 26일까지 열흘 간 중단했으나 지난달 27일 영업을 재개했다고 하네요.

결국, A씨는 B씨가 올린 CCTV 화면을 문제 삼고 고소했습니다. 모자이크를 한 상태지만 “너무 나 같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알아볼 것 같았다”며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고 합니다. 또 CCTV 화면에 담긴 A씨를 두고 ‘마카롱 돼지’, ‘마카롱 메갈’이라는 등 악플을 단 일부 누리꾼들까지 모두 고소했다는군요.

B씨 또한 “A씨가 끈질기게 글을 남겼다”며 악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영업을 더 이상 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며 손님 A씨를 업무방해, 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건은 고소전으로 비화했다지요.

요즘 사람들은 맛집이라고 하면 먼 곳이라도 찾아가 줄을 서서 방문하려고 합니다. 황리단길, 경리단길 등과 같이 각 지역의 작은 가게들이 승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죠. 이를 통해 사람들은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어갑니다. A씨가 마카롱 가게에서 찾으려했던 행복처럼 말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일부 누리꾼들은 “차라리 고객 서비스가 확실히 보장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방문하는 게 낫지 않겠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이냐 소상공인 가게냐를 떠나서 음식의 맛과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소소한 일상의 헤프닝 정도로 끝날 수 있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서로 고소전으로 비화된 현실에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rba@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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