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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정, 장소 정해진 북미정상회담 긴장의 끈 놓지 말자
[사설] 일정, 장소 정해진 북미정상회담 긴장의 끈 놓지 말자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5.13 08:4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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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미래를 좌우할 ‘세기의 담판’이 될 6월12일 첫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싱가포르가 최종 낙점됐다. 이에 따라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남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종전선언’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가게 됐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속도감 있게 종전선언까지 가려 했던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에 실망하는 기류다. 하지만 북미가 비핵화와 평화구축 문제에 집중해 회담에서 서로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도출해 낼 경우 7월27일 정전협정 65주년이 아니더라도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의 종전선언이 추진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북미 두 지도자가 싱가포르에서 만나면 ‘한반도 비핵화’의 기본 원칙에는 어렵지 않게 합의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같은 예측이 가능한 것은 미국이 최근 새롭게 제시한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대량파괴무기 폐기’(PVID)를 접고 기존 협상목표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로 선회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변화는 내달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룰 ‘폐기’ 또는 ‘중단’ 대상을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지 않고 핵무기 및 핵물질과 핵 프로그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도로 압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북한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부쩍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한반도 비핵화’는 그동안 북한이 미국의 핵우산과 주한미군의 전략자산 전개를 견제하는 의도로 사용해온 용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비핵화 범위에 대한 물밑 조율 과정에서 미국이 일정 부분 양보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까지 가능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회담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물밑에서 진행 중인 양측 간 협상에서 뭔가 ‘알맹이 있는’ 진전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에 이어 지난 9일 두 번째로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정은 위원장의 ‘90분 회동’에서 비핵화 문제를 놓고 큰 틀의 의견접근을 봤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서 북한은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CVID 원칙에 동의하고,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과 대북 적대정책 철회와 관련한 중요한 약속을 해줬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를 확인시키듯 폼페이오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면 북한의 경제재건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이런 정황으로 보아 북미정상회담에서 커다란 ‘빅딜’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이 마냥 성공적으로 진행되지만은 않을 것이며 낙관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비핵화의 구체적 내용과 이행방법에 있어서 이견을 노출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지하 은닉시설을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미국이 강조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시작부터 비현실적인 목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북한이 미국의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요구에 대응해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제공하는 핵우산 제거와 핵무기장착 전략자산의 철수 및 추가배치 중단 등을 제기한다면 회담이 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소와 날짜가 정해진 만큼 북미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최대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과 함께 종전선언을 비롯한 평화체제 정착, 핵 폐기에 따른 미국의 경제적 보상과 외교관계 수립문제 등을 놓고 큰 틀의 담판을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에 앞서 오는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됐다. 북미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늠할 최종점검의 무대가 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한자이름이 ‘별같이 아름다운 항구’로 일컬어지는 ‘성항’(星港)으로 불리는 만큼 6월12일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 될 이곳에 한반도의 영구한 평화시대를 축복하는 ‘큰 별’이 떠오르기를 기대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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