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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가 경기진단 왜곡하면 더 큰 ‘고용쇼크’ 재앙 부른다
[사설] 정부가 경기진단 왜곡하면 더 큰 ‘고용쇼크’ 재앙 부른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5.17 08:31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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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불황 등의 여파로 취업자 증가 폭이 3개월 연속 10만 명을 겨우 넘기는 ‘고용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취업자 증가 폭이 3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머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이나 임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시인하고 나섰다. 게다가 대통령 직속기구 국민경제자문회의 김광두 부의장은 지금의 우리경제는 여러 지표로 봐 ‘경기침체국면의 초입 단계’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을 비롯한 전 방위 고용한파를 불러왔고 경기하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86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2만3,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에만 해도 33만4,000명에 달했던 취업자 증가 폭이 2월에 10만4,000명으로 급감한 이후 3월엔 11만2,000명에 그치더니 지난달에 또다시 10만 명대에 머문 것이다. 특히 고용시장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이 감소로 전환하면서 충격을 더했다. 최저임금 16.4% 인상 여파로 인한 서비스업 일자리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제조업 일자리마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고용쇼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실업자 수도 올해 1월부터 4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4월 실업자는 전년보다 6,000명 줄어든 116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4.1%를 기록하며 지난 2월의 4.6%이후 석 달째 4%대 고공 행진 지속했다. 가장 심각한 15~29세 청년실업률도 10.7%로 두 달째 10%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을 뜻하는 ‘고용보조지표3’도 23.4%를 나타내면서 조금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4월이었던 사회복지 공무원 선발시기가 올해는 5월로 미뤄진 것 등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나쁜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각종 고용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이의 원인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일 수도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고 나섰다. 김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출석해 최근 고용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 “경험이나 직관으로 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이나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 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최근 2∼3월 고용부진을 최저임금의 인상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부는 지금의 일자리정책이 실패의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최악의 고용사정 악화를 불러오고 있음에도 경기는 좋아지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5월 ‘그린북’에서도 최근 우리경제 상황진단에 ‘회복 흐름’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민경제자문회의 김광두 부의장은 “기재부는 경제상황을 회복흐름 지속이라고 평가하지만 어쩐지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어떻게 할까”라고 반문을 제기한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명목상 대통령이 의장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의장이 이끈다는 점에서 그의 말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최근 고용동향은 정부가 고용 창출을 위해 재정을 퍼부어도 결과가 이런데, ‘언제까지 국민 세금을 써서 인위적인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고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기를 호전시키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정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민세금으로 고용을 창출해 소득을 늘리겠다는 ‘소득주도 성장’으로는 고용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경기회복기에는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만 명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경제 고용창출능력이 정상적인 경기회복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기 하강국면이 현실화 된다면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정부의 경제정책 판단과 추진방향을 현재 국면에 근거해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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