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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예원의 눈물과 경찰청장의 약속
[기자수첩] 양예원의 눈물과 경찰청장의 약속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5.17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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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석 미디어부 기자
윤진석 미디어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윤진석 기자] 유명 유투버 양예원과 배우 지망생 이소윤이 성범죄 피해사실을 고백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양예원의 경우 피팅모델 계약을 미끼로 강제로 사진촬영을 요구한 것이어서 그 피해의 정도는 매우 심각하다. 한동안 온라인 등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홍대 남자 누드모델 유출'사건의 경우 홧김에 저질러진 사건이었지만 이 경우에는 계획적으로 자행된 최악의 성범죄라고 볼 수 있다.  

17일 '비글커플'로 알려진 유투버 양예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꼭 한번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을 게재했다. 이어 이소윤도 "저는 예원이가 영상에서 언급한 친한 언니이자 같은 배우지망생 이소윤입니다"라는 댓글을 게재하며, 자신의 SNS를 통해 고발 고백글을 게재했다.

이들의 고백글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다. 양예원은 지난 2015년 한 아르바이트 구직 사이트를 통해 피팅모델에 지원을 했고, 같이 일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서울 합정역 인근 스튜디오에 찾아갔다가 '실장님'이라는 사람의 감언이설에 속아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그러나 촬영은 말그대로 지옥과 같았다. 철문이 굳게 닫힌 촬영장소에는 20여명의 남자들이 모여있었고, '실장님'이라는 사람의 협박과 강요에 못이긴 그는 결국 누드모델로 사진을 찍고 말았다.

게다가 문제의 촬영장소에 모여있던 남자들도 피해자에 심각한 성희롱을 했고, 피해자는 그저 '강간만큼은 피하자. 여기서 꼭 살아서 나가자'라는 생각만으로 견뎠다고 전했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인 만큼 해당 사건에 대해 취재해보니 이 사진이 유출된 것은 이미 몇달 전이고, 이를 유포한 해외불법사이트는 이미 폐쇄하고 관리자가 잠적한 상황이었다. 또 일부 사진작가와 모델들이 이미 이 사건을 인지하고 신고를 한 상태였고, 나름의 피해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기자는 우선 경찰의 수사 진행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사이버수사대에 '수사 진행 사항'을 문의했지만 실망스러운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사이버수사대는 해당 사건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지만 곧바로 '성폭력대책과'로 이관했다고 답했고, '성폭력대책과'는 이를 관할경찰서에 수사 상황을 문의해야 상황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특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였다. 이에 사고가 발생한 합정동을 관할하는 '마포경찰서'에 문의했지만 사건 담당자를 먼저 알아봐야 사건 접수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답했고, 그리고 정확하게 한시간이 지난뒤 마포경찰서가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를 착수했다는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찝찝한 마음이 드는건 왜일까. 

이 사건을 보면서 최근 논란이 됐던 '홍대 누드 크로키 남자 모델 사진 유출사건'이 떠오른다.  

지난 1일 홍익대학교 누드크로키 수업때 남 모델의 얼굴과 성기가 그대로 노출돼 남혐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그대로 유포됐다. 이에 논란이 일자 경찰은 사건 발생 9일만인 10일 수사 끝에 가해자를 찾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예원의 고백글만 보면 '홍대 사건'과 마찬가지로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하다. 

지난 14일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홍대 누드 크로키 남자 모델 사건'이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수사 속도가 유난히 빨랐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경찰의 수사 속도 차이를 얘기하는데 경찰이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를 늦추거나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든 수사를 신속하게, 특히 여성과 관련된 수사는 더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3년전에 일이고 해당 촬영이 은밀하게 진행된 것이라 수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짐작은 된다. 그러나 '홍대 사건'으로 경찰이 받았던 오해(?)를 분명하게 풀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자.   yjs@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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