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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토크] 대한항공 홍보실 뒤에 숨어 '빠꼼'하는 조양호 총수일가
[뒤끝토크] 대한항공 홍보실 뒤에 숨어 '빠꼼'하는 조양호 총수일가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05.20 02:28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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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영봉 기자)
(사진=연합뉴스, 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세례 갑질파문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은 연일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갑질파문 이후 벌써 한 달하고도 7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총수일가의 의혹은 좁쌀에서 거대한 바위가 될 때까지 조양호 회장의 일가 모습은 콧배기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측의 사태 수습 방식을 놓고 일각에서는 "분명 'X맨'이 있다. 국민과 대한항공 직원들의 '독'을 올리고 있다"는 조롱성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기자로써는 그동안 대한항공을 이끌어 왔던 오너가 책임있게 모습을 드러내 무슨 해명이라도 혹은 사과라도 하는 것이 정상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차피 엎지러진 물을 어떻게 주어 담겠습니까. 당사자가 직접 나와 진솔한 반성과 재발 방지 등 일련의 수습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갑질과 비리의혹의 주체인 오너일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신 잇따라 터져 나오는 총수일가의 갑질과 비리의혹은 오롯이 대한항공 홍보실 몫이 됐습니다. 기업을 홍보하라고 만들어진 부서가 총수 일가만을 위한 해명창구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9일 대한항공 홍보실이 갑질파문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놓은 것이 바로 단면적인 예입니다. 총 18개의 해명자료를 내놓았는데요. 그 내용은 참 구구절절 합니다. 한 예로 가정부가 일주일을 버티지 못해서 그만뒀다는 이유에 대해 “강아지 네 마리를 함께 돌보기 힘들었다는 이유였다”고 돼 있더군요. 아니 무슨 홍보실이 이런 해명까지 내놓아야 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렇게 갑질과 비리의혹의 주체인 총수일가의 책임있는 모습이 사라지자 대한항공 직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기세 입니다. 총수일가의 갑질규탄과 경영퇴진을 요구하기 위한 직원들의 촛불반격이 시작된 것이지요. 지난 4일부터 한 주마다 시작된 촛불집회는 어느덧 3회차입니다. 직원들이 더 이상 못 참겠다며 퇴근시간 집으로 향하는 대신 광화문으로 서울역으로 뛰쳐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커지니 대한항공은 뒤늦게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13년만에 격려금’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제 와서 격려금?, 그 격려금으로 조양호 일가를 몰아내는데 차비로 쓰겠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죠. 

대한항공 직원들이 3차 촛불집회를 여는 동안 총수일가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한 달간 대응을 보고 저와 이야기하던 경상도 친구 녀석은 “야 점마들 와 저래 빠꼼하노”라는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빠꼼하다’는 말은 경상도에서 쓰는 말인데요. 어떤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책임을 회피하거나 치사하다고 생각할 때 쓰는 말입니다. 

그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대한항공, 아니 한진그룹 총수일가는 참 빠꼼합니다. 더 이상 빠꼼하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홍보실이 아닌 본인들의 얼굴을 드러내고 공분을 샀던 직원들과 국민들 앞에 서서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할 때가 아닐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덧붙이자면 다이너마이트는 깊이 묻을수록 폭발력이 더 커진다고 합니다. 혹시 대한항공 총수 일가는 지금 다이너마이트를 손에 쥐고 땅을 파고 있는건 아닌지 되 묻고 싶습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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