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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미래 칼럼] KBL의 외국인 신장 제한, 누굴 위한 정책인가?
[청년과미래 칼럼] KBL의 외국인 신장 제한, 누굴 위한 정책인가?
  • 청년과 미래
  • 승인 2018.05.21 10:58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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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천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이희천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아시아타임즈=청년과 미래 ] 프로농구가 다음 시즌부터 시행하기로 한 외국인선수 신장 제한을 두고 논쟁이 뜨겁다. KBL은 3월 5일 이사회에서 2018~2019시즌부터 외국인선수의 키를 장신선수 2m 이하, 단신선수 186㎝ 이하로 제한했다. 국내 선수의 경쟁력 강화와 경기 스피드 향상을 통해 침체된 국내 농구 열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결정이다.

최근 KBL의 인기가 떨어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번 시즌 누적 관중은 약 70만 명으로, 지난 시즌의 83만 여명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숫자다. 2011~2012 시즌 정점(133만3861명)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이다. TV시청률도 경기당 평균 2.4~2.5%선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KBL의 이번 결정을 통해 떨어진 농구 열기를 다시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2000년대 서장훈, 현주엽 등 국내 농구스타의 위상이 떨어진 지금, KBL 경기의 재미는 대부분 외국인 선수가 담당하고 있다. 현재 KBL 득점 순위 top20을 살펴보아도 오세근(KGC)과 두경민(DB)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 선수의 차지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의 신장을 새 규정대로 제한할 경우, 득점 순위권에 위치하는 용병 대부분이 다음 시즌부터 뛰지 못하게 된다. 1년 만에 이들을 대체할 수준급 선수들을 찾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며, 이는 당장 다음 시즌 경기의 질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장신용병들이 느리고 기술이 없다는 건 옛날이야기다.

현대 농구의 트렌드인 스페이싱과 빠른 농구에 맞게  대부분의 빅맨이 외곽슛을 던지고 있으며, 기술도 화려하다. 혼자 속공을 마무리할 수 있는 빅맨도 많아졌다. 작은 용병들이 있어야만 경기 페이스가 빨라지고 득점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국내 선수의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도 쉽사리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미터 이하의 언더사이즈 용병을 데려올 경우, 국내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려 이들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단신선수의 신장을 186cm 이하로 제한할 경우, 토종 빅맨이 건재한 팀에서는 가드 용병 2명과 계약할 수도 있게 되며, 외국인 가드가 증가한다면 이는 국내 가드진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리그 생존 및 부흥을 과제로 하는 KBL로서는 무엇이든 변화하여야 한다는 심정으로 내린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결정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그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리그 인기 회복을 위해서는 이사회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닌, 경기 현장에 있는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과의 소통을 통한 점층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ynfacade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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