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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칼럼] 신비의 연꽃 속에 숨어있는 인간 장수의 비결
[김형근 칼럼] 신비의 연꽃 속에 숨어있는 인간 장수의 비결
  •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 승인 2018.05.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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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칼럼니스트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연등이 길가에 화려한 수를 놓고있다. 연꽃에는 신비주의가 담겨있다. 흙탕물이라는 속세의 그 더러움을 떨치고 고고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이다. 불교와 힌두의 꽃이다. 그러나 비단 인도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동남아 여러 곳에서 사랑을 받는 꽃이다.

어느 날 석가가 영취산(靈鷲山)에 제자들을 모아놓고 설법을 하였다. 그 때 하늘에서 꽃 비가 내렸다고 한다. 그 때 석가는 아무런 말없이 연꽃 한 송이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미소를 지었다. 제자들의 반응을 보려고 했다. 아무도 그 미소의 의미를 몰랐으나 가섭(迦葉)만이 석가가 전하는 뜻을 깨닫고 빙그레 웃었다.

말이나 글에 의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도(道)를 전하는 것을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고 한다. 또 불립문자(不立文字)와 교외별전(敎外別傳)도 같은 의미다. 그리고 석가의 가르침을 내세운 염화시중(拈華示衆), 또는 염화미소(拈華微笑)라는 말도 같은 의미다.

석가는 가섭에게 두타제일(頭陀第一)이라고 했다. 두타라는 말은 번뇌의 티끌을 없애 의식주에 집착하지 않으며 불도를 닦는 일이다. 원래 두타의 의미는 흔들어 떨어버린다는 말이다. 속세의 번뇌를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의미로 연꽃이 바로 그러한 두타를 상징하는 수중 식물이다.

최근 과학과 신비주의가 성스러운 연꽃을 향해 수렴하고 있다. 아시아 전역의 연못에 떠 있는 아름다운 이 꽃은 최소한 4000년 이상 중국에서 재배되었다. 인류 문명의 시작과 함께 했다는 이야기다. 이색적인 요리, 허브 차, 전통 약재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잎은 먼지와 물을 떨쳐내며 꽃은 열을 발산한다. 열매는 항생물질로 사용되며 혈압을 낮추는 역할도 한다.

지난 2014년 미국의 UCLA와 중국의 과학자들이 연꽃 유전체의 서열을 해독했다. 그들의 관심은 1990년대에 시작되었다. 수세기 묵은 연꽃 종자도 싹을 틔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일부는 무려 1000년이 지나도 살아있었다. 가냘프게 보이는 연꽃의 종자의 생존능력이 이 정도로 끈질겼다.

과학자들은 연꽃은 유전적 결함을 고쳐 재건시키는 강력한 유전 체계를 갖고 있어 노화 방지의 비밀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유전적 변이를 거치지 않고 오랫동안 순수성을 보전해 왔다. 지난 1990년대 초반 중국에서는 1300년 동안 생명력을 유지해온 연꽃 씨앗을 발견한 바 있다.

연구논문의 공동 작성자인 UCLA의 제인 쉔-밀러(Jane Shen-Miller) 교수는 연꽃에서 인간의 장수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꽃 유전자가 더러움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생존하는 유전자 작동을 어떻게 껐다 켰다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한다.

또한 특별한 보관 방법을 적용하지 않고서도 연꽃 씨앗이 1300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더 쉽게 연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연꽃이 제공할지도 모를 노화방지의 비밀을 캐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들은 연꽃 유전자의 재건 메커니즘을 인간에게 적용되거나, 수명이 몇 년에 불과한 쌀, 옥수수, 밀 등 우리가 상용하는 곡물로 옮겨질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인간의 노화 방지에 유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질학적 기록상 연꽃은 공룡이 지구를 휩쓸던 1억3500만년 전부터 서식해왔다. 인류가 출현한 시기보다 훨씬 앞선다. 연꽃의 강력한 생명력을 대변하는 증거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가 연꽃 유전자만큼 병을 치유할 수 있다면 건강한 노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있다. 연꽃의 장수 비결을 파악해 인간에게도 적용하면 그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연꽃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값진 선물이다. hgkim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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