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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규제 해방 미 도드-프랭크법…족쇄는 금융만의 몫인가
[데스크 칼럼]규제 해방 미 도드-프랭크법…족쇄는 금융만의 몫인가
  • 김재현 기자
  • 승인 2018.05.25 05:29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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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아시아타임즈 경제부장
김재현 아시아타임즈 경제부장

<장면 1> "과도한 규제에서 경제를 해방시키는 중대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폴 라이언 미 하원 의장은 중소형 은행의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도드-프랭크법 수정안을 통과시킨 후 한 말이다. 은행, 보험 등 금융규제를 폐지하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공약이 실현됐다.

도드-프랭크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 개혁 의지를 표명한 규제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영역 분리 대형은행 자본확충 의무화, 파생금융상품 거래 투명성 강화, 금융지주회사 감독 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미 의회의 도드-프랭크법 대폭 수정으로 중소은행 대출과 인수합병(M&A)는 8년만에 족쇄를 풀었다. 중소형 은행의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규제부터 푼다. 각종 규제 대상이 되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회사의 자산기준 요건을 기존 50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에서 2500억 달러(약 240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형은행을 제외한 중소 은행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수 있다.

자본규모 1,000억 달러 이하의 은행들의 경우 매년 정기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자본규모 100억 달러 이하의 은행의 경우 볼커롤이 폐지돼 규제 완화 수혜 대상이 됐다.

소규모 은행은 자본건전성만 유지하면 은행 재량껏 지역 중소기업이 발행한 고위험 회사채 등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주택담보대출 실행 때도 대출자 정보를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 심사를 완화해 미국 내 원할한 자금의 수혈이 가능해졌다. 또한 글로벌 진출 미국 은행들의 현지 투자를 늘려 신흥국 주식투자 자금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내 기업의 영업활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경영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미국 하원이 2008년과 같은 글로벌 금융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도입된 '도드-프랭크법'의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2008년과 같은 글로벌 금융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도입된 '도드-프랭크법'의 일부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사진제공=연합뉴스

<장면 2> "이번 정권에서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가 미 도드-프랭크법 수정안 통과를 보며 푸념한 말이다. 정부가 규제와 개혁에 방점을 찍으면서 소비자 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금융권은 발목에 잡혔다.

가계부채 해결책으로 총량규제, 서민들의 빚 부담 해소 위한 최고금리 인하, 가산금리 현실화, 카드 수수료 인하, 실손보험 인상폭 제한 등으로 인해 금융권은 실적과 수익 부진의 치명적 타격을 입고 있다.

갖은 규제에 부작용이 나온다. 저축은행 대출 총량규제로 저신용자 대출 문턱이 높아져 제도권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들은 대부업이나 불법 금융으로 내몰리며 부채의 질이 저하되고 가계부채의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최고금리 인하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최고금리 인하로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다지만 신용등급이 더 낮은 취약계층에게는 대출길이 막혔다.

그림자 규제를 없앤다고 했지만 정부의 방침이라는 미명 아래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권한을 이용한 압박으로 노조까지 나서며 규제를 풀어달라며 하소연할 지경이다.

점입가경인 것은 일자리 만들기다. 정부의 경제정책의 첫번째인 일자리 창출에 있어 공기업과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까지 착한 일자리 만들기를 강요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공적자금 수혈을 받은 금융회사들은 원죄를 만회하려고 정부의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디지털 혁명으로 지점을 줄이고 인력 감축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외국에는 없는 은행권 공동 사회공헌사업에 외국계 은행들은 난처하다. 사회공헌은 개별기업의 몫인데 필수적으로 동참한다는 점에 글로벌 표준에 어긋난다고 혀를 내두르고 있다.

무조건 반대는 아니다. 정도를 벗어났다. 정부나 사회적 요구는 금융을 지나치게 공공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금융은 공공재로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할 몫이지만 이익을 내야만 가치가 있는 기업이다. 더욱 약탈적 금융이라는 족쇄를 채우면서 압박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사회공헌이나 생산적·포용적 금융 등 투자에 있어 돈이 필요하고 금융권을 활용하는 것이 당연지사로 오인되고 있다. 엄연히 말하면 고객, 아니 소비자의 돈이다. 돈을 불려 수익을 창출하고 그 잉여금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개발하고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에게 다시 돌려줄 돈이다.

규제와 개혁은 당연히 해야 한다. 과감하고 소신있게 추진하되 지금 처럼은 아니다. 속도와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금융권의 성장은 경제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성장이 있어야 투자가 있고 사회공헌도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마른 수건을 짠들 뭐가 나오겠는가. 신뢰를 먹고 사는 금융에 신뢰를 심어줄 정책이 필요하다. 경제가 문제라면 더 큰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청사진을 그려야 할 때다.    s891158@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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