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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미래 칼럼]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후 2년, 변하지 않은 한국 사회
[청년과미래 칼럼]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후 2년, 변하지 않은 한국 사회
  • 청년과미래
  • 승인 2018.05.24 13:27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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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김민주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지난 17일,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이 2주기를 맞았다. 2015년 5월 17일 이후 여성들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듯 보였던 하루가 알고 보니 ‘살아남은' 하루였다는 것을 깨달았고, 본인들이 겪어온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은 한국 사회를 뒤흔들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초 활발하게 일어난 미투운동도 이 사건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사건 이후,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주기를 맞은 지금 여성들은 과거에 비해 안전한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여성을 대상으로 한 차별은 개선되었을까?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둘 다 ‘아니다’다. 여성이 피해자인 범죄는 오히려 증가했다. 대검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여성이 피해자였던 강력범죄(절도,성폭력,살인 등)는 지난해 총 30270건으로 2016년 27431건이었던 것에 비해 10% 가량 늘었다. 성차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임금 차별도 여전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0인 이상 기업에서 노동자의 성별 간 임금 격차는 33.3%로 조사됐다. 남성이 100만원을 번다면, 여성은 66만 7천원을 버는 셈이다.

한편, 페미니즘을 단순히 ‘여성우월주의’로 치부하며 ‘페미니스트’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늘어났으며, 심지어 비난 받고 신체적인 공격을 당할 뻔 하는 등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 여성 민우회가 올해 4월 6일부터 13일까지 사례를 수집한 결과 일주일 만에 총 182건의 제보가 들어왔다. 피해를 입은 이유는 ‘남성혐오’적인 표현을 쏟아내는 등 사회에 ‘부적절’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단지, 메신저 프로필과 상태 메시지에 ‘Girls Can Do Anything’을 썼거나, SNS에서 페미니즘 관련 글을 리트윗하거나, 페미니즘 관련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 등을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욕설과 함께 ‘저렇게 몰아가면서 무고한 남자들을 죽이는 게 제일 몰상식한 짓이다’는 얘기를 듣고, 동아리에서 강퇴당했으며, 모르는 사람에게 폭력을 당할 뻔 하고, 인터넷 상에서 개인 신상 정보가 털리기도 했다. 한번 더 강조하자면, 이들은 ‘여성우월주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

요약하자면 2018년 현재, 사건이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공격 받고 있다. 페미니즘이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사상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인지하고 있지 못했던(혹은 않으려 했던) 사회의 ‘잘못’을 고치려는 것이다. 안정을 유지하고자 잘못을 바라보지 않으려 하는 것은 절대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외면이 아닌, 반성과 개선이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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