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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악 치닫는 고용·분배지표…시험에 든 ‘소득주도성장론’
[사설] 최악 치닫는 고용·분배지표…시험에 든 ‘소득주도성장론’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5.27 09:43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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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론’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내용은 고소득층보다 한계소비성향이 더 높은 저소득층 임금수준을 높여 경제총수요를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올해 최저임금 수준을 16.4%나 인상했고 저소득층이 많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추진했다.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기업의 활력을 되레 줄이는 부작용을 낳으면서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소득양극화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불렀다. 이에 따라 ‘소득주도성장론’을 근본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를 주도한 경제팀 문책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소득주도성장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고용지표 악화와 더불어 분배지표마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가계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하위 20% 계층인 1분위의 가계소득은 월평균 128만6,700원으로 1년 전보다 8.0%나 감소했다. 반면 소득상위 20% 계층인 5분위의 가계소득은 9.3% 늘어나면서 월평균 1,000만원(1,015만1,70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소득상위 20% 계층과 소득하위 20% 계층의 소득 5분위 배율(균등화소득 기준)은 역대 최고치인 5.95배까지 벌어졌다.

정부는 이에 대해 지난 고용지표 악화에 대해 ‘착시론’을 제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앵무새처럼 인구구조의 변화를 그 이유로 들었다. 경기영향으로 고령층이 많이 몰리는 일용직 일자리가 줄었고, 고령층 비중이 늘어난 저소득층 임금소득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1분기 전체 가구 중 70세 이상 가구주의 증가 폭은 1.1%p로 지난해 1분기 1.5%p보다 더 적었다. 즉 70세 가구주 비중을 기준으로 판단한 고령화 속도는 올해 1분기보다 지난해 1분기가 훨씬 더 빨랐다는 점에서 인구조변화가 분배지표 악화의 원인이라는 정부의 발표는 왠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 1분위 소득감소의 추가적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통계가 없어 판단할 수 없다며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이 부진해 저소득층의 사업소득이 26%나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의 탓만은 아니라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최하위 계층 일자리감소로 이어졌으며,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의 고용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이라고 해석한다. 다시 말하면 기업·자영업자들이 노동비용 감소를 위해 주로 최하위 계층의 일자리인 임시·일용직을 줄였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정부가 기존의 경제정책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애써 침묵한 채 성과홍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분위 소득이 늘어난 것은 ‘정책 영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반대로 고용지표 악화나 저소득층 소득감소는 고령화 등 구조적 원인을 앞세우며 ‘물 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노인 빈곤가구에 대한 대책이 미진했음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이는 표면상으로는 다양한 복지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로 소득주도성장 전략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회양극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분배지표 개선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고용지표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등을 통해 기업부담을 완화하고,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혁신성장 추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병행돼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또한 일자리감소와 소득불균형의 주요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최저임금 인상시기 조절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잇따라 같은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책이 아무리 의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예기치 못한 못한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정부가 시험에 든 ‘소득주도성장론’을 계속 이어갈 의지가 있다면 특단의 보완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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