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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북아 외교지형을 요동치게 한 트럼프의 대담한 ‘블러핑’
[사설] 동북아 외교지형을 요동치게 한 트럼프의 대담한 ‘블러핑’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5.28 09:09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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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를 결정지을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던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철회라는 대담한 ’블러핑‘에 동북아 외교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이는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 단초를 제공했고, 북한의 후견인을 자처했던 중국은 역할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셈법이 복잡해졌다. 일본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달 초 미일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하는 한편, 26일(모스크바 현지시간)에는 동병상련 입장에 있는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 자신들도 ‘당사국‘이라며 끼어들 여지를 모색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블러핑‘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북한 김 위원장이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취소 결정(24일 밤)이후 9시간 만인 25일 오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미국을 향해 일종의 ’화해 담화‘를 내보내게 한 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에게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만나자고 다급하게 제의했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주석 대신 판문점으로 기수를 돌린 건 중국의 ’판 끼어들기‘에 대한 트럼프의 강력한 경고를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시 미국의 체제보장과 경제번영구상을 전달하며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 직접소통 하라고 훈수했다.

이번 깜짝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은 문 대통령에도 최근 난관에 봉착한 ’중재외교‘를 되살리는 결정적 호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남북미 3자회담과 종전선언‘으로 한반도문제를 완결시키려는 구상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선결과제인 북미 간의 비핵화 합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당초 예정된 다음달 12일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려야만 차질 없이 ’평화협정 3단계 로드맵‘을 이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4·27 판문점선언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관계를 정상화 합의를 이뤄낸 것도 큰 성과다.

이처럼 한반도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중국역할론‘의 위상도 급변동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부상한 중국의 역할이 지난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이란 깜짝 이벤트로 인해 위축되는 양상이다. 당초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둘러싸고 중재자인 한국을 중심으로 북한과 미국이 협상하는 3자 체제가 가동돼왔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며 끼어들기에 나서면서 4자 체제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과도한 ’중국역할론‘이 되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과정에 잡음을 낳고 있다는 인식이 미국 내에서 제기되면서 끼어들기가 여의치 않은 입장에 처하게 됐다.

북미정상회담 개최계획이 극적인 반전을 통해 되살아나면서 일본은 더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정부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지난 3월 발표된 뒤 지속적으로 북한 핵·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와 함께 일본을 사정권으로 하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북미회담 의제에 넣어달라고 미국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비핵화라는 이슈에 묻혀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조바심을 내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26일 러시아에서 열린 푸틴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북일 국교정상화와 납치문제 해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쨌든 3일간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우여곡절 끝에 오는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양측 실무대표단이 27일 싱가포르로 이동해 사전협의를 열기로 하면서 이 회의결과에 따라 역사적 회담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6·12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린다고 해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의 적잖은 간극이 메워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유동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얼마나 빠르고 확실하게 결정할지가 회담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대담한 ‘블러핑’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한 패를 쥔 것으로 보이지만 패는 까봐야 안다. 미국이 제시한 패인 ‘트럼프 식 모델’이 김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인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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