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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아픈 '희망퇴직', 마음아픈 금융권…"때가 아니다"
골치아픈 '희망퇴직', 마음아픈 금융권…"때가 아니다"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8.06.02 06:45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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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 최종구 희망퇴직 권고에 반대 분위기 확산
"계획대로 연말 실시…성과 불확실한데 무턱대고 할 수 없어"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금융당국이 희망퇴직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희망퇴직은 은행들의 개별 사정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것이 은행들의 생각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에 이어 위성호 신한은행장도 희망퇴직은 연말에 할 것을 공식화했다. 금리 인상, 가계부채 등 올해 경영 환경이 위태롭고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 않는 시기에 무턱대고 단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사진제공=신한은행
위성호 신한은행장./사진제공=신한은행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소재 은행권청년창업재단(D.CAMP) 6주년 성과보고대회에서 기자와 만나 "희망퇴직은 예정대로 연말에 시행할 것"이라며 그 사이에 추가 희망퇴직은 없다"고 말했다.

위 행장은 "연말이 다가와 올해 희망퇴직에 대해 논의될 때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까진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매년 말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실시해왔다.
 
그는 "올해 영업실적, 당기순이익 등 올해 거둘 성과가 어느 정도 될지 가닥이 잡혀야 이를 토대로 희망퇴직 규모를 정하는데 지금 시기에는 아무 것도 안보이지 않느냐"며 "지금은 열심히 일을 할 때"라고 말햇다.

이어 "다른 은행들도 이에 대한 방침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들 정해진 시기에 희망퇴직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지난달 17일 "인위적으로 희망퇴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추가적인) 희망퇴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은행은 연내 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준비작업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9일 금융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퇴직금을 많이 주도록 해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하도록 권장할 것"이라며 "희망퇴직을 많이 시킨 은행에게 인센티브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은행권 희망퇴직 활성화를 당부했다.

금융당국이 잇단 은행권의 희망퇴직 확대를 독려하면서 신입직원을 많이 뽑아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달라는 간곡한 구애를 거부한 셈이다.

희망퇴직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어느 정도 될지를 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해 벌어들인 수익 등을 토대로 검토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비용을 쓰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정한 희망퇴직 규모도 검토해야 한다. 은행경력이 많은 베테랑들을 대거 내보내게 되면 업무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신입직원들이 들어오자마자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한 것이 아닌 탓이다.

KB금융은 2016년 2,800명의 희망퇴직으로 8,200억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00명을 내보내며 3,000억원을 썼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인건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등에도 비용이 들어간다"며 "이를 소화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은행이 받을 부담이 너무 가중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의 요구는 기업의 인력구조 건전성 제고가 아닌, 정부의 요구로 밖에 안보인다"며 "당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느라 주주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기업의 의무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y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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