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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녕하지 못한 '최저임금'
[기자수첩] 안녕하지 못한 '최저임금'
  • 김영봉 기자
  • 승인 2018.06.04 17:03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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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기자
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상여금과 밥값, 차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법안이 지난달 28일 전격적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임금체계를 단순화 시킨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법안입니다.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가 포함되면 임금이 인상돼도 내 월급이 올랐다는 체감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조삼모사’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예컨대 1인분 150g 이던 스테이크를 180g으로 인상한다고 해놓고는 기존에 150g 스테이크에 함께 나오던 채소(30g)를 인상된 스테이크 중량에 포함시킨다는 겁니다. 다를 기존과 다를 것이 없는데, 아니 오히려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더 불리한 법안인데 국회는 어쩔 수 없었다고만 합니다.

최저임금법이 만들어지고 그동안 최저임금은 노동계와 경영계, 그리고 국회에서 반갑게 맞아 진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언제나 골치 덩어리였죠. 매년 6월이 되면 최저임금인상을 위해 노동계와 경영계는 싸워야 했고, 국회는 기업편을 들까? 저임금 노동자 편을 들까? 외줄타기를 했었던 것이 사실이었으니까요. 기자가 그동안 국회에 출입해서 본 광경도 비슷했습니다.

언제나 저임금 노동자편에서 최저임금을 이야기 했던 지금 정부여당은 막상 최저임금법안 통과를 시켜야 할 시점에서는 노동자를 등지고 투표를 했습니다. 최저임금인상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최저임금법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습니다. 저임금 노동자 입장에서는 배신이었던 것이죠.

환영받지 못한 최저임금법은 노동자 입장에서는 이놈이 조금 더 올라야 내 삶이 편해질 텐데, 올해 고작 7530원밖에 되지 않아 밉고, 경영자 입장에서는 작년에 6470원 줬는데 올해는 내주머니에서 노동자 주머니로 1000원이 더 빠져 나간다고 생각하니 밉습니다.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정해 놓은 최저임금이 어디서나 환영 받지 못한 찬밥신세가 된 것이죠.

기자로써 최저임금을 지켜보는 것이 안타깝고 아쉽기만 합니다. 최저임금이 만들어진 원래 취지대로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조금 더 올려주면 좋겠는데, 그래서 정부가 공약한 1만원을 달성하면 좋겠는데, 양쪽에서 다 미워하고 정부 여당에서 조차 등을 돌리니 더욱 안타깝습니다.

이제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포함시키는 최저임금법은 정부의 공포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5일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가 통과시킨 이 법안을 공식화 할 것입니다. 문제는 현재 노동계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저임금 하나로 노동계와 정부, 국회의 갈등이 커질 모양새입니다. 정부가 갈등을 키우지 않기를 원한다면 부디 다시 한 번 고려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다시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차비와 밥값을 최저임금에 포함시켜도 저임금 노동자들이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는지 한 번 더 살펴 볼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돈입니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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