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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정작 은행들은 의문했다, 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정작 은행들은 의문했다, 왜?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8.06.06 07:45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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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필기시험, 채용과정 외부 참여…이미 시행"
"고유한 조직문화와 인재상 무시…능력 위주 선발 우려"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은행연합회가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안)을 발표하면서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은행들은 기존 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다양한 능력의 인재를 채용하기 보다 서열 위주로 직원을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안)을 발표했다. 모범규준은 임직원 추천제를 폐지하고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원자의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도입키로 했다. 부정입사자 적발시 채용 취소 또는 면직 처리하고 일정기간 응시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 부정행위로 인해 직접적 피해를 받은 지원자를 구제하기 위해 피해 발생단계 다음 전형에 응시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신입직원 채용시 개별은행의 자율성, 유연성 및 다양성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번 모범규준(안)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존 은행들의 채용과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경우 국책은행은 필기시험을 진행해왔으며, 시중은행들도 신한은행 등을 제외하고 모두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또 많은 은행들은 채용과정을 외부 전문가를 참여토록 하거나 외부 기관에 위탁해 공정성을 제고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다양한 채용비리 건이 적발됐다.

때문에 모범규준 자체가 은행 채용과정에서 공정성을 제고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지 의문이라는 것. 

오히려 은행들의 채용과정이 모두 형편일률적으로 획일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핀테크 등으로 은행들은 IT, 정보통신기술(ICT) 등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필기시험은 이같은 다양한 인재들을 등용시키는데 방해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적이라곤 하지만 반강제적인 방침으로, 은행의 자율성이 침해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채용과정 모범규준은 공정한 채용을 위한 방향으로만 가는 듯 하고, 은행들의 필요한 인재들을 찾는 방법을 묵살하는 것 같다"며 "자율적이라면서도 연합회의 방침에 따르라 하는 것과 같아 은행의 자율성이 줄어드는 듯 하다"고 말했다.

필기시험 난이도도 점차 어려워져 취업의 문턱을 높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필기시험은 은행에서 근무하기 위한 기본적 소양이 아닌, 전문성과 업무 수행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때문에 우수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시험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대신 가점이 더 많아지는 방식으로 바뀌어 은행 취업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범규준 자체가 강제력이 없다고 하나 현재 은행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볼 때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은행마다 고유한 조직문화와 인재상이 있을텐데 자칫 서열 위주의 선발로 치우쳐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ysy@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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