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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자성어로 풀어본 지방선거, 그리고 민주주의 존재의 이유
[사설] 4자성어로 풀어본 지방선거, 그리고 민주주의 존재의 이유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6.11 17:41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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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정상회담이란 메가톤급 이슈로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우리는 투표라는 행위를 통해 누구인가를 선택해야만 한다. 단순한 지역일꾼을 뽑는다는 차원을 넘어 시대정신과 민심에 투철한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미래를 보는 눈과 통찰력, 변화에 대한 용기와 능력으로 혁신을 성취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진정한 리더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사뭇 과거와는 달리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치부해 왔던 진보와 보수의 균형에 균열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마디로 파죽지세(破竹之勢)의 분위기다. 중국의 진(秦)나라가 숙적 오나라를 대나무를 쪼개듯 거침없이 몰아붙여 삼국 대립의 종지부를 찍고 천하를 통일한 기세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대구와 경북,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을 석권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열세로 분류된 3곳에서도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접전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미니 총선으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한 곳을 제외한 11곳에서 상당한 격차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의회권력과 지방권력, 그리고 교육권력 까지 거머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맞서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분위기는 지리멸렬(支離滅裂)이란 단어가 어울린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손과 발이 맞지 않는다는 뜻의 고사와 너무나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언어의 품격’을 잃은 홍준표 대표의 잇단 막말은 핵심지지층마저 등 돌리게 했고, 후보들마저 대표의 선거유세 지원을 거부하는 등 손발이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 대표는 속내를 숨긴 ‘샤이보수’가 막판에 결집하면 지난 선거를 웃도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이는 ‘희망고문’에 불과해 보인다. 자칫 대구, 경북을 기반 한 지역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엄습하고 있다.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은 당랑거철(螳螂拒轍)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 또한 장자(莊子)에 나오는 말로 마치 사마귀가 팔뚝을 휘둘러 수레에 맞서듯, 자신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함부로 덤비는 것을 뜻한다. 보수와 진보의 다툼에 식상한 중도계층의 표를 겨냥하고 있지만, 사표방지심리가 작용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는 게 냉정한 평가다. 또한 전체 득표율로 한국당과의 보수적통 싸움을 펼치려 했지만 이 또한 역부족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광역단체장 교두보역할을 기대했던 원희룡 제주지사마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빈손으로 결말이 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집권여당 민주당과 건곤일척의 ‘호남적자’ 다툼을 펼치겠다고 장담했던 민주평화당은 중과부적(衆寡不敵)의 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맹자(孟子)에 나오는 말로 소국은 결코 대국을 이길 수 없고, 소수는 다수를 대적하지 못하며, 약자는 강자에게 패하기 마련이란 뜻이다. 지난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다시 발휘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의 지지율은 민주당에 비해 턱없이 밀린다. 일각에서는 선거 이후 민주당에 흡수 통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이와 함께 적지만 충성스런 지지층을 갖고 있는 정의당도 그 외연을 확장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이번 지방선거의 형세가 기울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고 좋은 후보를 찾아야 한다. 또한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약속 중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가려내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다음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꾼이 아닌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진정한 정치인을 찾아야 한다. 분열과 갈등 보다 포용과 통합, 거짓과 불통 보다 진실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위대한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서 받게 되는 벌은 자신보다 열등한 사람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파한 철학자 플라톤의 경구를 명심해야 한다. 그런 까닭에 최선의 후보가 없다면 차선, 나쁜 후보들만 있다면 차악의 후보라도 선택을 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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