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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미래 칼럼] 대입 정시의 역설
[청년과미래 칼럼] 대입 정시의 역설
  • 청년과미래
  • 승인 2018.06.12 11:05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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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김영은 청년과미래 칼럼니스트

대입 수시와 정시 전형의 비율 문제는 많은 논란의 대상이다. 현재 수시와 정시의 비율은 8:2로 수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 5월 11일~15일, 입시업체인 진학사가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시와 수시 중 공정한 입시에 부합하는 쪽을 선택하라.’는 질문에 정시가 68%(474명)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 교육감 후보인 박선영 후보가 ‘대입 정시 50%’를 공약으로 내걸 정도로 학생들의 정시에 대한 선호도는 수시를 압도한다. 국민 대부분이 공정성을 근거로 정시를 부르짖는 지금, 필자는 과연 그러할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첫째로, 점수 위주의 선발 방식은 공정해 보일 수 있으나, 수능 당일의 컨디션이 응시자의 인생 전반을 좌우한다면 과연 이것을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 한 번의 시험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과목 선택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점 또한 우려된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실제로 한 대입 전문가는 ‘현재보다 정시를 더욱 늘리자는 것은 마치 재수를 권장하는 행동이나 다름없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한다. 

둘째로, 정시가 확대된다면 제기될 학교 수업의 정성화 문제도 있다. 수능이 가까워진 3학년 2학기의 교실 분위기를 보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수는 많지 않다. 정시가 수시보다 확대된다면 학생들의 수업 참여 저조로 인해 교사의 수업권과 교실의 분위기는 지금보다 더 훼손될 것이다. 학교의 존재 목적은 꼭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학교는 교육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와 지식, 경험의 총체로서 바람직한 인간상과 사회상을 규정하기 위하여 존재한다. 수시 전형은 학생들의 고교 수업의 참여를 권장하며 학교 교육의 참여와 미래 인재 양성에 기여한다. 정시의 확대는 주입식, 암기식 수업를 강요할 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정시가 확대된다면 차라리 검정고시를 보고, 정시를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셋째로, 필자의 경험에서 비추어 볼 때 대학 수업에서 필요한 것은 꼭 국·수·영만이 아니다. 대학 수업의 학점 평가 방식은 주로 서술형· 보고서· 논문 쓰기와 대외활동으로 나뉜다. 이러한 평가 방식이 주를 이루는 데, 암기식 평가 방식만을 기준 삼아 학생들을 나누고 평가하며 탈락자에게 지원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사회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시가 과고나 자사고, 외고에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위 학교의 모든 학생이 수시를 준비하는 것은 아니다. 상위 몇 퍼센트만 수시를 준비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정시를 준비하기 때문에, 그 비율만큼 일반고 학생들에게 수시 지원의 기회가 열린다. 오히려 상위권 학생들이 수시 전형으로 빠지면서 일반고 중·하위권 학생들이 정시 전형에서 그들과 경쟁하지 않게 된다. 이렇듯 수시의 존립이 일반고 정시 준비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안겨준다는 역설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정시 전형의 확대는 오히려 상위층, 재수생 같은 특정 계층에게만 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수시의 비율이 정시와 비교해 지나치게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가장 이상적인 수시와 정시의 비율은 6:4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여론이 지금 바라듯, 무작정 수시를 폐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수시가 획일적 입시를 줄이기 위해서 등장한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4차 산업이 도입되는 현재, 우리 사회가 필요한 인재는 암기식 인재가 아닌 미래지향적인, 자율적 인재이다. 비록 그 의의가 몇몇 학교의 ‘상 몰아주기’에 저해되었다 하더라도, 미래의 발전을 위해 그 전형의 폐지보다는, 창의적이고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취지를 살리는 동시에 공정성을 높이는 해결방안을 찾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kyb@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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