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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대 못 미친 북미정상회담…그래도 실망보단 희망을 본다
[사설] 기대 못 미친 북미정상회담…그래도 실망보단 희망을 본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6.13 09:1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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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70년 가까이 이어온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구축,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 항으로 이뤄진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원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표현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비핵화 로드맵이나 일정, 체제보장의 구체적 방안 등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종전선언과 관련된 내용도 없었다. 이는 아직도 북미가 완전한 신뢰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은 ‘과정의 시작’이라고 언급한 대로 25년 이상 된 북핵문제를 단 한 번 회담으로 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큰 틀의 합의’ 외에 구체적 진전을 보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비핵화 검증 및 이행은 추가 실무협상의 몫이 됐고, 최종담판은 다음 정상회담으로 넘길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일부 성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를 재확인했고 미사일엔진시험장 폐쇄라는 추가조치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CVID 포기를 대체하기에 무게감이 너무 떨어진다.

이런 일말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은 가히 ‘세기의 담판’이라고 할 만한 요소도 많다. 1948년 북한정권 수립 이후 70년 동안 적대와 반목을 거듭하던 양국 정상이 한 테이블에 앉은 것만으로도 역사적 사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백악관 초청과 더불어 자신도 평양방문 의사를 밝히는 등 양측이 정상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기로 한 것도 바람직한 소식이다. 후속회담에서 진전된 비핵화 합의에 이른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논의도 가능하다. 북미관계 정상화는 북일관계 개선논의로 이어질 수 있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은 당혹스럽고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하며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는 의사도 밝혔다. 과도한 비용부담을 그 이유로 내세웠지만 훈련중단은 북한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내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주한미군 역시 당장 논의의 대상은 되지 않았지만 미래의 협상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철수에 대한 속내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방위비 분담에 대한 압력일 수도 있지만 한국안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열겠다고 언급한 북미 실무회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번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시간표를 명확히 그려내야 하고, 이번에 결론 내지 못한 종전선언 문제도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 미국에 실질적 위협이 되는 핵 프로그램 폐기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대상에 어디까지를 포함할지에 대한 세부내용도 논의해야 한다. 후속 실무회담에서 이러한 조치들이 신속하게 이루어진다면 제2차, 3차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비롯한 평화협정 체결일정도 한층 가까워 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의 결과가 조금은 실망스러운 점이 없지는 않지만 한반도 평화를 향한 첫 관문을 넘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 모두 진정성을 갖고 향후 협상에서도 신뢰관계를 더 강화하면서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한다.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하며 위태롭고 어려운 시기에도 운전대를 놓지 않고 결국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문재인 대통령도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추가적인 북미정상회담과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범위 및 방법, 핵시설 사찰, 경제보상 등을 두고 서로 충돌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동맹인 미국과 국제사회와의 호흡을 잘 맞춰나가야 한다. 또한 북한이 하루빨리 정상국가로 가는 길을 잃고 비틀거리지 않도록 목자 된 마음으로 북한을 이끌어야 한다. 한반도가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여정에 이르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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