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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로 '길' 잡은 철강업계…"기대만큼 과제도 크다"
동남아로 '길' 잡은 철강업계…"기대만큼 과제도 크다"
  • 이경화 기자
  • 승인 2018.06.17 02:28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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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등 인프라 투자 붐 베트남·인도네시아 시장 공들여
中 저가 공세·신흥국 통상규제 이은 철강 자국화 움직임 변수도
“고품질 승부 전략으로 무역 분쟁 최소화해야”
세아제강 유정용 강관. (사진제공=세아제강)
세아제강 유정용 강관. (사진제공=세아제강)

 

[아시아타임즈=이경화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신흥시장인 동남아시아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철강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 등이 수입 장벽을 높이는 데 따른 타개책이란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최근 베트남 동나이성에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연산 7만5000톤급 생산규모의 강관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이미 같은 지역에 세아 스틸 비나(SSV)를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 추가 공장이 들어서면 베트남 하이퐁시에 있는 베트남 스틸 파이프와 더불어 생산 공장이 3개로 확대된다.

이로써 세아제강의 현지 생산능력은 27만 톤에서 34만5000톤으로 불어나게 됐다. 생산된 강관은 미국으로 수출돼 가스·기름 등 에너지 채굴용으로 쓰인다.

현대제철도 베트남에서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앞서 베트남 피코 등 현지 3개 고객사와 향후 1년간 5만 톤의 H형강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동국제강은 베트남에 해외코일센터 설치를 검토 중이다. 코일센터는 철강사로부터 강판을 구매한 뒤 한 차례 가공해 최종 수요처에 납품하는 철강제품 생산 공장이다.

이처럼 국내 철강업체들이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현지에서 대규모 인프라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트남 건설시장 규모는 127억 달러(약 13조8000억 원)를 기록해 전년대비 8.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호치민·하노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교통·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늘고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이 증가하는 등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베트남의 한국산 철강재 수입 비율은 12.2%로 3위에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철강 자급률이 낮고 무엇보다 열연·아연도 강판 등의 한국 의존도가 높다”며 “최근 중국산이 과잉 공급되면서 수입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현지 생산은 이런 제재에서 다소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막대한 잠재력을 갖춘 기회의 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전년(약 291억 달러)보다 15%가량 높은 약 342억 달러(약 37조원)의 예산을 할당해둔 상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보고서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국내에서 뒷받침하지 못해 전 세계로부터 수입을 꾸준히 늘려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영 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회사인 크라카타우포스코를 만들고 조강 생산을 늘려가고 있다. 앞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3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강한 투자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기아차 신공장 증설과 발맞춰 지난 2016년 멕시코에 강재가공센터를 신설했다. 기아차에 강판을 공급하며 함께 중남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와 중국의 맹추격 영향 탓도 크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2014년 57억5000만 달러(591만 톤)에서 지난해 36억9000만 달러(372만 톤)로 30%넘게 급감했다. 개별 철강재를 조준해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던 미국은 급기야 한국산 철강재를 상대로 무역확장법 232조 카드를 들이밀며 융단 폭격을 가했다. 사실상 미국으로의 직접 수출은 당분간 포기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대체시장으로 떠오른 동남아에도 변수는 있다. 허베이·바오우강철 등 중국 대형철강업체들도 최근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인도네시아 정부가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철강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에 적극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팔 수 있는 철강제품 대신에 고품질 프리미엄·특화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게 무역 분쟁을 최소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egija99@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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