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8-09-20 06:00 (목)
[사설] 구조조정 나선 보수야권…정계개편 시계가 돌기 시작했다
[사설] 구조조정 나선 보수야권…정계개편 시계가 돌기 시작했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6.19 09:21
  • 19면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1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서 대구·경북 사수에만 그친 제1야당 자유한국당과 원내 제3당임에도 기초단체장 제로라는 낙제점을 받으며 존재이유를 증명 못한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국민이 바라는 수준의 진정한 반성이 동반되지 못한 자기만 살겠다는 이 같은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싸늘해 보인다. 이들이 겉으론 혁신과 개혁, 당의 정체성 확립 등을 표방하고 있지만, 속내는 향후 전개될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겨냥한 행보라는 점에서 또 다른 내홍이 빚어질 소지가 높아 보이기 까닭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 청산과 해체, 당명 개정, 원내중심 정당 구축,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 가동,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한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밝히는 ‘폭탄선언’을 했다. 하지만 의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깜짝 발표인데다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되지 않아 그의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당장 그가 밝힌 중앙당 해체 방침조차 당헌·당규에 따라 당 의결기구를 거쳐야 할 결정이다. 더욱이 지난 15일 비상 의원총회 때도 확인됐듯, 소속 의원 전원이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고 있는지도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김 권한대행 역시 이번 지방선거 참패의 핵심 책임자 중 하나라는 것도 그의 구상을 현실화시키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중진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현재 대표 권한대행이기는 하지만 당내 의원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지 못한 상태에서 당 혁신안을 발표한 것은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재선의원 10여 명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따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김 권한대행의 월권을 공개비판하며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대국민 사과 퍼포먼스에서 논의과정 없이 성급히 당의 이념·노선 변화를 주장한 것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참패로 당의 존립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는 바른미래당도 18일 김동철 위원장과 30∼40대 소장 정치인들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일부 의원의 한국당 합류설을 일축하고 당 정체성 확립을 명확히 할 뜻을 밝혔다. 이는 중도개혁을 내세운 국민의당 출신과 개혁보수로 맞선 바른정당 출신의 노선갈등을 봉합하고, 다당제 가치와 중도개혁 실용주의의 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더불어 19∼20일 이틀간 경기 양평 용문산에서 캠핑 형식의 의원 워크숍을 연다. 이 자리에서 지방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당 정체성과 혁신방안 등에 대해 토론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역시 이 같은 구상이 제대로 실현되기에는 여전히 많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당장 오는 25일 치러질 예정인 원내대표 선출과정에서 중도개혁과 개혁보수 계파 간 한바탕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후 두 계파는 전당대회의 대표 선출과정에서 노선정리를 위한 또 한 번의 표 싸움을 하게 된다. 일단 표 싸움으로 가게 되면 의원 수 등 당세로 봤을 때 국민의당 출신이 유리해 보이며,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 동거하기 힘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렇게 된다면 범 진보와 범 보수로 수렴되는 양당체제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쨌든 보수야당들의 이러한 생존을 위한 행보는 일면 이해가 가기는 하지만 그에 앞서 국민들의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한국당은 시대상황에 따라 보수의 가치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기존의 ‘수구냉전’ 패러다임으로는 이를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 요구와 시대상황을 반영해 보수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건강한 보수를 지향하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바른미래당 역시 화학적 결합에 이르지 못한 계파 간 노선다툼을 끝내고 명확한 당 정체성을 확립해 미완으로 끝난 대안 정당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보수야권의 전 방위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정계개편의 시계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만약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2년 후 총선은 보수의 ‘궤멸’을 넘어 ‘무덤’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홍익인간 2018-06-19 19:42:25
민주당은 개헌을 위해, 야당의원을 끌어오거나, 합당을 진행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했던것 처럼 대통령에게 엎혀가려다가는 둘다 넘어진다. 야당의원들이 합당이나, 영입에 비협조적이라면, 그것 자체를 이슈화시켜야 한다. 개헌 200석을 채우려 하였으나, '수구적인 의원 누구'들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국민을 납득시켜야한다. 하지만, 정치력을 발휘해. 개헌선을 확보한다면. 그게 바로 정치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