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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와 집권여당의 통상임금 개편 ‘직진’만이 능사 아니다
[사설] 정부와 집권여당의 통상임금 개편 ‘직진’만이 능사 아니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6.20 08:54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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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최저임금 개정법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가운데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통상임금 적용항목을 상여금과 복리후생수당 등 최저임금의 산입범위와 일치시키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금명 내놓기로 했다. 이번 최저임금의 산입범위 개편은 1988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정부와 경영계, 노동계의 입장이 서로 달라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증하듯 노동계는 19일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불참을 선언하고 개정 최저임금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의 빌미가 된 지난달 28일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 최저임금법의 골자는 내년부터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매달 지급하는 정기상여금과 현금으로 지급하는 숙식,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를 새로 포함한 것이다. 이전에는 기본급, 직무수당, 직책수당 등 매달 정기·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포함했다. 하지만 충격을 최소화 하기위해 정기상여금은 내년도 최저임금 기준 월급의 25%, 복리후생비는 7%를 초과하는 금액만 포함하며, 이후 연차별로 그 비율을 단계적으로 줄여 2024년부터는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모두 최저임금에 포함되게 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일치시키는 근로기준법 상 통상임금 개편은 필요한 수순이라고 여겨지지만 경영계에서는 이중, 삼중의 충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몰아친다는 점을 들어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통상임금은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해 1.5배 수당을 지급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는 최저임금 인상과 달리 대기업을 비롯한 대다수 기업이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에 이어 통상임금 개편까지 가세하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인건비 부담만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해 충격이 배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 역시 경영계와 마찬가지로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연장근로 수당이 1.5배로 반영되는 것은 환영하지만 주 52시간 근로가 정착되면 기대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저임금노동자로서는 통상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인한 피해만 입을 소지가 다분하다고 항변한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연 소득 2,500만 원 이하 저임금노동자 가운데 21만6,000명의 기대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한 근로기준법 개정까지 이뤄지면 자칫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통상임금 산입범위를 둘러싼 최저임금법 개정에 이은 근로기준법 개정은 최저임금 인상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매년 최저임금이 인상될 것이기 때문에 연봉 2,500만원 미만 근로자는 보호할 수 있고, 고임금 근로자에게도 최저임금 인상영향이 미치던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포함된 월 정기상여금과 현금성 복리후생비가 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산입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경영계와 노동계가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현장의 안착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이 이토록 통상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집착하는 것은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사용자가 자급하는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을 포함시키고, 정작 초과근로수당 등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서는 제외하는 이중 잣대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등 돌린 노동계를 설득해 대화테이블에 나서게 하지 못한다면 향후 추진과정에서 더 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가뜩이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영계의 불만도 더욱 증폭될 것도 분명해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시행에 이은 통상임금 개편이란 이슈가 노사 3라운드 충돌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임금 개편은 근로자의 삶과 기업의 경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직진’보다는 노사정의 소통을 통해 지혜를 모으는 ‘우회’가 필요해 보인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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