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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식어가는 수출엔진…정부와 기업이 자기 역할 못한 업보다
[사설] 식어가는 수출엔진…정부와 기업이 자기 역할 못한 업보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6.21 09:31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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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가 내부적으로 내수위축, 일자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희망’인 수출엔진마저 식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발표한 ‘수출엔진이 식어가는 5가지 징후’ 보고서에서 이에 대한 5가지 근거로 수출주력업종 내 한계기업 증가, 취약한 수출구조,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불안한 글로벌 경제를 꼽았다. 그러면서 우리경제가 이러한 안팎의 격랑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구조적 침하는 불가피하며, 이를 복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더 늦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우선 최근 3년간 수출주력 업종 내 부실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구원은 13대 수출주력 업종 중 자산총액 120억 원 이상의 외부감사 대상기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2017년 현재 4,373곳 중 464곳(10.6%)의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인데, 3년 연속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렇듯 수출주력업종 내에서 부실기업이 증가할 경우 대외환경 악화가 즉각적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는 평가다.

반도체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취약한 수출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3분기 24.0%를 정점으로 올 4∼5월 현재에는 5.5%까지 떨어진 가운데 반도체의 전체 수출 비중은 2015년 11.9%에서 올해 1~5월 20.3%로 2년 반 만에 8.4%포인트 급증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경기와 세계 반도체시장 간 상관관계가 높은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하락 등으로 수출이 감소할 경우 우리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이 점차 둔화해 2020년에는 마이너스 16.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 발(發)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이다. 미국의 무차별 관세부과 공세에 중국, EU 등이 맞대응 보복조치가 이어지면서 세계 교역이 위축되고 있으며, 그 연쇄반응으로 한국의 수출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역시 둔화추세를 보이면서 중장기 수출전망마저 어둡게 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최근 세계은행은 선진국 성장둔화, 원자재수출국 경제회복세 약화로 세계경제 성장률 및 국제교역 증가율이 올해 각각 3.1%, 4.0%에서 매년 0.1%포인트씩 둔화, 2020년에는 각각 2.9%, 3.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수출둔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원·달러 월 평균 환율은 2017년 1월 1,185원에서 지난 달 1,076원으로 9.2%p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엔·달러 월평균 환율은 115.1엔에서 109.7엔으로 4.7%p 하락했다. 원화가치의 단기적 절상 폭이 크고, 엔화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높아 수출 가격경쟁력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조로 신흥국의 금융위기 확산 가능성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미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의 통화가치는 연초 대비 5월말 기준 각각 23%, 15%, 11% 급락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상, 추후 우려되는 수출동력 약화가 미칠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한국 수출전선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는 것은 그동안 정부와 기업이 수출다변화와 구조조정을 등한시 한 업보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중국 등 변동성이 큰 일부국가에 편중되어 있고, 수출주력상품인 반도체 역시 중국의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데도 이를 간과했다. 정부는 친(親)노동 반(反)기업정책으로 정작 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규제개혁을 이루지 못했고, 기업들 역시 구조조정에 소홀하면서 생산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리경제의 주춧돌인 수출기업이 위기를 맞게 되면 일자리도 줄어들게 분명하며, 그 여파로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도 물 건너갈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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