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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미 칼럼] 복(復)의 원리
[유연미 칼럼] 복(復)의 원리
  • 유연미 논설위원
  • 승인 2018.07.05 08:33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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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더없이 행복하구나, 장관자식을 두진 않았어도, 팔 남매 모두들 건강하게 잘 있으니 말이다.”

유학시절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연세 지긋한 노모의 목소리. 얼마나 반가운 목소리였던가! 이억 만리에서 전해진 것이었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그당시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행복하기 그지없었던 집안의 면면. 하지만 전화를 끊자마자 갑자기 필자의 가슴에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여러 날 공부도, 잠도 설친 기억이다. 아직도 그 당시의 느낌이 생생하다.

왜 불안이 행복을 밀어 냈을까? 그 의미를 ‘복괘(復卦)에서 천지(天地)의 핵심‘을 찾는 중국인들의 삶에서 생각해 보자.

중국사람들은 오랜 세월동안 많은 환난에 시달렸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한 이치가 있다. 특히, 그들은 이 원리를 환희의 순간에서도 사용했다. 그 기쁨을 절제하며 겸손을 배우기 위해서다. 사용함에 있어 극과 극의 양면적인 상황을 내포하고 있는 그 기능, 이는 바로 주역(周易)에서 강조되고 있는 ‘복(復)의 원리’다. ‘해와 달의 운행과 사계의 순환’을 토대로 한 이치로 본연의 ‘상태’로 ‘되돌아 가는 것’을 의미한다.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온다’, ‘해가 중천에 있으면 기운다’ 등의 구절에 잘 나타나 있다. 이는 훗날 공자와 노자의 핵심사상인 ‘중용(中庸)’의 기본이 된다.

그렇다. 그들은 어둠의 시련이 닥쳤을 때, 곧 날이 밝아 오겠지 하는 희망의 마음 ‘여명장지(黎明將‘至)’로 위안을 했다. 반면, 영예로운 최고의 순간을 맞이 했을 때는 ‘’달도 차면 이지러진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행동을 조심했다. 나의 경험은 후자에 해당된다. 당시 만월(滿月)인 어머니의 행복지수, 아마도 필자로 하여금 다음 단계인 이지러지는 달을 생각하게 했을게다.

암흑기에는 희망의 빛을, 여명기에는 겸손의 조아림을 깨우치게 하는 복의 조리(條理), 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정당이나 압승한 정당 모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치다. 참패한 정당은 희망을, 완승한 정당은 겸손을 배우기 위해서다. 이와 같은 정당들의 상황에서 복의 원리가 좀더 큰 의미로 다가서는 부분은 후자다. 물론 필자의 생각이다. 이유는 승자에게 주는 교훈이 더욱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정치는 공익을 위해 존재하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승리의 향연에 도취되면 초심을 잃게 된다. 그 다음, 어김없이 뒤따르는 단어들이 있다. 교만과 욕망이다. 결국 이와 같은 상황은 눈먼 정당, 불통의 정당이 되는 길의 단초가 된다. 위험한 신호다. 누군가는 그들의 압승을 축배가 아닌 ‘독배’로 표현 했다. 아마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일게다.

그렇다. ‘정치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다’. 오롯이 국가와 국민만을 위해 존재하는 직업이다. 그러니 완승한 정당, 무엇보다도 축배의 잔에 이지러지는 달을 발견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잔은 독배가 된다. 핵심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부여하는.


yean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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