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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성 ‘삶의 질’ 개선이 결혼기피, 출산율저하 막는 비상구다
[사설] 여성 ‘삶의 질’ 개선이 결혼기피, 출산율저하 막는 비상구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7.05 08:59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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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들의 삶이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그 원인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2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공동 발표한 ‘201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전체 여성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며, 이 중 절반이 시간제근로자로 고용여건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일 발표된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저(低)출산 정책에 대한 2040 여성근로자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20~40대 미혼여성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향후 결혼계획이 없으며, 이상적 자녀수가 2명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1.2명이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 두 가지 조사결과가 겉으로 보기엔 다른 내용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맥락이 동일한 선상에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남성에 비해 현격히 불안한 근로여건, 남성의 67.2%밖에 받지 못하는 평균임금, 짧은 근속연수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젊은 여성들을 비혼(非婚)으로 내몰고 있으며, 이는 결국 출산율 저하로 이어져 인구절벽 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들의 취약한 고용여건과 출산율 저하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고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성 직장인이 느끼는 소득과 고용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러한 변화를 막을 수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유리천장’을 뚫어내는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지만 이는 선택된 일부 여성들만이 누리는 호사일 뿐이다. 2016년 기준 공공기관 및 5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20.4%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인 2006년(11.0%)의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행정부 국가 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2016년 49.8%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판사·검사 등 법조인 중 여성 비율도 전년(25.3%)보다 상승한 26.1%를 차지했다. 의사, 한의사 비율도 각각 전년 보다 상승한 25.4%, 21.0%였다. 하지만 전체 여성근로자 대비 비율로 따지면 극히 미미한 수치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여성들의 취약한 근로여건과 소득에 대한 불만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마저 변화시키고 있다는 데 있다. 한경연 조사에 따르면 결혼계획이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이유에 대해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46.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20.6%), ‘일·생활 균형이 어려운 사회·근로환경 때문’(11.4%) 순으로 답했다. 또한 낳고 싶은 자녀수보다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자녀수가 적은 결과도 경제적 이유 때문으로 해석했다. 직장 여성들은 ‘소득 및 고용 불안’(30.6%), ‘사교육비 부담’(22.3%) 등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결혼해 자녀가 있는 직장여성들도 자녀의 육아와 양육에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육아휴직 사용비율은 35.8%이고,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들의 평균 휴직기간은 8.9개월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기업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의 경우 50.0%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반면 50∼299명 기업에서는 38.5%, 50인 미만 기업에서는 28.9%의 여성만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육아휴직 사용기간도 300인 이상 기업의 직장인 여성은 평균 11.8개월을 사용한데 비해 50∼299인 기업은 10.2개월, 50인 미만 기업에서는 5.8개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직장에 다니는 우리나라 여성들은 소득과 고용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차별을 해소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가정 양립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고, 기업들은 ‘출산·육아휴직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조직문화 개선’에 적극 나서기를 원한다. 지난해 가임기 여성 한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1.05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이번 한경연의 20~40대 여성이 바라는 이상적 자녀 수 1.2명과 거의 일치하고 있어 향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사회와 경제의 역동성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인구절벽‘이란 재앙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만이 마지막 비상구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기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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