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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가 막힌 ‘공정위 간부 재취업 비리’ 수사 확대 마땅하다
[사설] 기가 막힌 ‘공정위 간부 재취업 비리’ 수사 확대 마땅하다
  • 아시아타임즈
  • 승인 2018.07.08 08:32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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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검찰이라 불리며 우리경제의 파수꾼 역할을 자처해온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위간부 수십 명의 ‘재취업 리스트’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대기업에 취업알선을 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소문’과 ‘짐작’만 무성했던 공정위와 대기업 사이의 유착이라는 치부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국민들은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며,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업고문 등의 자리를 얻은 이들 퇴직자들이 1억 원 안팎의 연봉에 법인카드까지 받아 펑펑 썼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 5일 오전 공정위 고위간부 출신을 영입한 현대·기아자동차,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쿠팡 등 5~6곳의 대기업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달 20일 의혹의 당사자인 공정위 운영지원과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증거를 확보한 데 이어 26일에는 의혹이 먼저 불거진 신세계페이먼츠, 대림산업, JW홀딩스 등에서도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들 기업이 지배구조나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사건에서 공정위 측의 적절한 조사나 고발이 이뤄지지 않았는지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드러난 공정위의 ‘재취업 프로그램’의 혜택을 본 이들은 대부분 정년을 2년 앞둔 이들로, 공직자윤리법의 취업제한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이들을 기업업무에서 미리 빼주는 ‘경력세탁’까지 해준 정황도 드러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전 5년 이내에 맡았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는 퇴직 후 3년간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인사업무를 맡는 공정위 운영지원과는 해마다 10명 안팎의 퇴직예상자 경력을 따로 관리해주고, 법 위반 논란을 피할 수 있는 기업을 골라 짝지어주는 주도면밀한 ‘꼼수’를 부렸다는 게 검찰이 파악한 내용이다.


상당 기간 지속된 이런 불법·편법 관행은 당시 위원장에게도 보고됐다는 내부문건까지 있었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재취업 리스트’는 해마다 공정위 운영지원과장과 사무처장을 거쳐 부위원장과 위원장 순으로 보고됐는데, 지난해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부랴부랴 이 프로그램을 폐지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해마다 퇴직 시기가 되면 부위원장 등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연락하고, 기업 전무급 인사담당자가 공정위 사무실을 방문해 ‘재취업 연례회의’를 벌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수사가 전·현직 공정위 고위인사들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뻔뻔스러운 것은 일부 재취업자는 특별한 업무도 없이 억대 연봉을 받다 2년 정도 근무한 뒤 ‘후배 퇴직자’에 자리를 ‘대물림’까지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10여개 대기업 인사담당 임직원을 불러 공정위 퇴직자를 채용한 경위와 이들이 맡고 있는 업무 등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 임직원들은 공정위의 압박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거절 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불필요한 인력을 채용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반면 공정위 측은 강제성은 전혀 없었으며 기업에서 ‘공정위 출신이 필요하다’고 요청해서 연결해준 것일 뿐이라며 자기변명으로 일관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감독해야할 공정위가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일부 대기업에게 고위 퇴직간부들의 재취업을 겁박하고 강요한 것은 ‘슈퍼 갑(甲)질’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행위는 권력기관의 직권남용 및 오용을 넘어 부정까지 개입한 명백한 범죄임에 틀림없다. 중국 송 대의 유학자 주희(朱熹)는 ‘대학’에서 공직자의 부정부패가 척결되지 않고는 결코 올바른 나라가 설 수 없다고 이를 경계했다. 성경에서도 공무원인 세리와 판관의 외식을 가장 질이 나쁜 죄악중 의 하나로 지목하며 그들에게 화(禍)가 있을 것이라며 심판을 경고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기회에 공정위뿐만 아닌 다른 권력기관들도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수사를 확대하고,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결과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asiatime@asi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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