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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칼럼] ‘양보하는 삶’
[정균화 칼럼] ‘양보하는 삶’
  •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승인 2018.07.09 10:32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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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이 뭉텅이를 드리면 공부에 더 깊이 들어가 보시겠습니까? 어느 날 수류산방 아궁이에 무얼 태우시는 모습을 보고 여쭈었습니다. “스님! 아궁이에 또 무얼 그렇게 태우십니까?” “방편을 태울 뿐입니다.” “아궁이가 방편을 먹으면 도를 이룰 수 있습니까?” 스님께서는 부지깽이로 아궁이 문을 탁 치시며 “보살님, 이 뭉텅이를 드리면 공부에 더 깊이 들어가 보시겠습니까?” 합장으로 예를 올렸습니다. 그날 이후 무시로 스님의 사물 상자들이 아궁이 대신 제게 왔습니다.

세월을 뛰어넘어 울림을 전하는 법정 스님의 색다른 잠언 집 [간다, 봐라. 著者법정]은 법정 스님이 생애의 마지막 시기들을 보낸 강원도 산골 시절, 그때까지 지니고 있었던 노트와 메모, 편지, 그림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산중 수행자의 생활을 진솔하게 담은 산거일기를 비롯해 자연과 생명, 홀로 있음, 침묵과 말, 명상, 무소유, 차, 사랑과 섬김이라는 주제별로 다시 모인 법정 스님의 노트 속 글과 메모들은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원고였던 것처럼 새로운 생명을 얻어 되살아났다.

그는 “생의 모든 순간을 환영하라! 어려운 일 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어려운 일을 피하려 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라. 모든 것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자유롭고 충만한 삶을 위한 법정 스님의 맑고 깊은 영혼의 메시지이다. 산중 수행자의 생활을 진솔하게 담은 산거일기를 비롯해 자연과 생명, 홀로 있음, 침묵과 말, 명상, 무소유, 차茶, 사랑과 섬김이라는 주제별로 다시 모인 법정 스님의 노트 속 글과 메모들은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원고였던 것처럼 새로운 생명을 얻어 오늘에 되살아났다.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열심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다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있지만, 그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오늘 하루의 ‘확실한 행복’을 양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20년 가까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성격 리폼 전문 심리 카운슬러’로 전직한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著者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그렇게 ‘양보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노력하며 살지 말라는 조언과 위로를 건넨다. 포기와 만용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그는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기회를 끊어버리는 게 아니라 다양한 기회의 문을 열어두기 위해 거절할 줄 알기, 지나치게 열심히 할수록 주변 사람들을 무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때로는 남이 나를 도울 수 있는 기회와 권리를 허락하기, 가끔은 대충대충 해보기, 남의 기대에 지나치게 부응하지 않기, 공포와 콤플렉스에 정면으로 맞서서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기, 나만의 계획이나 규칙에 너무 얽매이지 말기, ‘좋은 사람’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기. 그리고 내가 열심히 하든 안 하든 일어날 문제는 일어난다는 진실, 지금 있는 곳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은 언제, 그 어디를 가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성공과 돈은 경험해본 사람에게 더 쉽게 찾아온다는 것을 일깨운다.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온 사람일수록 발상의 전환은 쉽지 않다. 그리고 달라질 용기를 내는 것보다 스스로를 탓하는 편이 더 쉽다. 미움 받을 용기, 노력해보지 않을 용기를 실천하는 것보다는 스스로를 탓하는 게 차라리 덜 아프기 때문이다. 참고 있는 동안은, 스스로 나다운 면을 억누르고 있어야 한다. 나답게 살 수 없는 인생, 진심이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는 인생이라면 결코 행복할 리 없다.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없고 인정받지도 못한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스스로 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신감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그래도 나는 고유하고 대단해’라고 생각할 때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다. 노력과 그 결과 이전에, 고유한 가치를 지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 결론적으로 노력하는 나만이 존재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을 빛나 보이게 하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아닌, 바로 “자신감”이다.“


tobe42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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